월 천만 원 수익 달성
퇴사 후 먹고살 일을 고민하며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던 중 '월천선생'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프리랜서들 가운데 월 천만 원 수익을 버는 사람을 일컫는 말인 듯하다. '천만 원'이라는 수익은 생각에 따라 큰돈이 될 수도 적은 돈이 될 수도 있겠지만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천만 원'의 수익을 찍는다는 것의 의미가 남달라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과거 규모가 제일 큰 식품회사 중간관리자 직급으로 근무하며 받는 나의 월급을 생각하면 월 '천만 원'이라는 수익은 꽤나 큰돈이었다. 회사에서 받는 복지와 퇴직금 등을 생각하면 독립했을 때 나의 월급의 1.5배는 벌어야 흔히들 말하는 '똔똔(とんとん)'이라고도 단다. 이 역시 퇴사 후 다양한 곳에서 배우고 정보를 습득하며 알게 되었으니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준비를 열심히 똘똘하게 하고 회사를 나오는지 실감하게 되었다. 나의 경우는 일과 육아 사이에서 짓눌리는 경험을 견디기 힘들어 일단 퇴사를 한 케이스였기 때문에 준비가 되었을 리 만무했다. 그저 회사 다닐 때 월급만 버는 것이 초기 목표일 뿐이었지만 그 조차 가능한 것인지 알 길이 없었다.
시간을 조금 더 자유롭게 쓸 수 있고 아이들이 엄마를 필요로 할 때 옆에 있어주는 것이 내 첫 번째 목표였기 때문에 남들보다 소소하게 목표를 잡고 시작했다. 그리고 할 수 있는 것을 이것저것 다 시도해 보았다. 창업도 해보았고 프리랜서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또 들을 수 있는 교육도 시간 내어 찾아들었다. 그러나 첫 1~2년의 수익은 우습기 짝이 없었다. 사업의 세팅은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고 수많은 플랫폼에 나의 이력을 등록해 두었지만 연락은 오지 않았다.
잠깐 다시 취업을 해야 하나라는 고민을 한 적도 있었다. 이렇게 영영 나에게 돈 벌 기회가 회사 밖에서 주어지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밀려왔다. 사업은 천천히 올라가고 있었지만 고정비용과 레드오션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최소 경쟁비용을 생각하면 마이너스가 되지 않는 게 다행이었다. 이때 함께 동업을 하는 친구가 다시 취업을 해보겠다는 옵션을 생각했다. 나는 아직 나의 모든 열정을 볼살라보지 않은 것 같은 아쉬움이 남았기에 취업 카드를 만지작 거렸지만 고민이 되었다. 해외에서 억대연봉을 받는 친구는 다시 취업만 된다면야 그게 옳은 선택일지도 몰라 그녀의 재취업을 장려했다. 대신 나는 회사 밖에서 조금 더 다양한 기회를 얻기 위해서 노력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러자 하나 둘 천천히 나에게 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일의 종류는 다양했다. 나의 경력을 활용한 홍보 관련 일, 공공기관에서 평가하는 일, 강의 등등. 특히 환율이 최고치를 찍었을 때 미국 클라이언트를 만나 달러로 수익을 올리게 되었고 15년 이상 경력을 어필해 높은 비용을 받고 일을 할 수 있었다. 기회는 자주 쉽게 오지 않았지만 한번 온 기회를 꽉 잘 움켜잡았다. 그러나 다양한 파이프라인에서 수익이 생기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프리랜서의 첫 번째 목표인 월 천만 원의 수익을 찍게 되었다. 독립 후 3년 만의 일이다. 이때부터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