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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의 다이어리 Aug 08. 2021

나만의 커버레터

브루마블속의 심리를 관찰하며

아이들과 밖에 나가는 대신 집에서 시간보내기위해 첫째아이가 셈에 관심을 보여 부루마불게임을 시작했는데 아직은 생각보다 어려운가보다.


도쿄에 호텔을 짓는데 150만원을 달라고 했더니 1천원을 만지작거리며 망설인다. 그래도 남의땅에 걸려서 돈내는거를 아까워하거나 자기땅 통행료를 받을때 기분좋아하는것을 보니 게임을 즐거워하는걸 볼 수 있었다.


부루마블 게임을 하면서 신기한점이 하나 있었다.




종이 돈을 어느 정도 몇장 가지고 있을때보다 호텔등 건물을 지어 수중에 돈이 하나도 없을때 더 기분이 좋았다. 주사위 몇방이면 곧 개털이 될걸 알면서도 이게 무슨 심리일까 곧 돈이 생길 기대감이 생겨서일까 철저히 게임 안에서의 심리를 관찰해보면 우리는 자신이 '실제로 성취한 것'을 기준으로 만족을 느끼지는 않는것같다.


수중에 돈이 얼마나 있는지보다 수중에 있는 돈으로 콩코드여객기를 살때, 베를린에 호텔을 지을때 곧 내땅에들어와 성실납세할 상대방을 생각하며 우리는 '우리가 성취할 것'이라고 기대한 것을 기준으로 만족을 느끼는듯하다. 리고 이 기대감에 대한 느낌을 잊지못해 우리는 부루마블게임을 찾게된다.




누군가에게 보여줄 필요가 없는 나만의 커버레터에는 더이상 그동안 내가 성취했거나 혹은 현재 소유하고 있다고 할만한 목록이 없다. 다만 나름대로 앞으로 성취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기대감에 대한 것들만이 있을 뿐이다. 래야 나만의 커버레터를 또 찾게 될테니까.


지금 두통으로 힘들다면 말끔히 가벼워진 몸상태를 기대하는 리스트하나.

아이들이 현재 어린이집에도 못가고 집에서 뒹굴고있다면 가정학습하는 동안 한글과 수학을 나이에 맞는 수준으로 다져놓는 기대감 리스트 하나.


그리고 그 기대감에 소소하게 하나씩 실천한것들만이 나의 커버레터에 또한 소소하게 잔잔한 기쁨으로 기록될 것이다.


종이돈 0원. 유동성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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