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직장을 당장 그만둔다면,
일단 최대한 내게만 집중할 수 있는 24시간을 확보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가사와 육아에 별도 비용을 지불할 생각이 충분히 있다.
바쁜 출근 시간, 헐렁한 옷차림으로 천천히 아주 여유 있게 걸어 산책을 하다 카페에 들러 더욱 천천히 커피를 마실 거다.
다시 천천히 걸어 거리에 있는 보세점과 옷가게들을 한가로이 쇼핑할 거다.
점심은 상다리 휘어지게 준비된 한정식을 아주 꼭꼭 씹어가며 이것저것 정성스럽게 맛볼 거다.
부른 배를 잡고 의자에 앉아 책을 배에 올린 채 낮잠~~ 아, 생각만 해도 너무 행복한, 달콤한 낮잠을 잘 거다.
느긋하게 자고 난 후, 스타일리시한 옷차림으로 한껏 꾸미고는 소울메이트와 저녁 식사를 할 거다.
당연히 술도 곁들인~ 와인이어도 좋고 전통주여도 좋다.
돌아와 늦은 귀가 후 다음 날의 출근 따위의 걱정거리가 인생에서 사라진 것에 대해 자축할 것이다.
그러려면 돈을 좀 넉넉하게 모아야겠다.
그리고 솔메이트를 찾아 나서야겠다.
또 퇴사하는 그날을 위해 오늘을 잘 살아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