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고향 새섬(전남 진도군 조도면 소재)으로 본격 낙향하여 섬 작가로서의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줄곧 고향을 위해, 고향사람들을 위한 나의 재능을 쓸 수 있는 부분이 뭐가 있을까?라는 고민에 고민을 하고 있을 때, 2017년 12월 말경 광주에서 아는 지인이 내 집을 찾게 되었는데 예고 없이 찾아온 손님들에게 마땅히 대접할 게 없어서 3년 전에 귀어(歸漁; 다른 일을 하다가 그 일을 그만두고 어로 활동을 하기 위하여 어촌으로 돌아오는 것을 말함.) 한 친구에게 매운탕 거리를 부탁하게 되었고, 때마침 그 친구는 그물로 고기를 가끔 잡는다면서 1시간 후쯤 집에 들르라고 했다.
시간 맞춰 찾아 간 친구 집 어귀에서 나를 기다리며 건네준 물고기 통에는 대형 우럭을 비롯해 숭어, 농어들이 한가득 들어 있었다.
그날 저녁 그 친구 덕분에 싱싱한 활어회와 매운탕을 직접 끓여 대접하게 되었다. 다음날, 친구 집에 빈 물고기 통을 갔다 주면서 무엇이든지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하라고 했더니, 군에서 보내온 문패가 있지만, 섬마을 정서와 잘 맞지 않고 획일적이고, 기계적인 측면이 많아 달지 않았다고 하면서 사랑이 가득 담긴 세상에 하나뿐인 문패를 석산체로 써달라는 것이었다.
바로 난 ‘서각 문패’를 생각했다.
광주의 최선동 서각 작가에게 전화를 해서 전후 사정을 이야기하면서 더 나아가 '한 달에 한 집'을 선정해 귀어한 분들에게 서각 문패를 달아주는 재능기부를 하면 어떻게냐고 제안을 하게 되었고 최 작가는 좋은 일이니 흔쾌히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그래서 ‘사랑의 서각 문패 달아주기’ 프로젝트는 이렇게 시작하게 되었다.
두 부부가 좋아하는 문구와 이름을 넣어 만들어 주는 '사랑의 서각 문패 달아주기' 프로젝트는 향후 원하는 도서민들에게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