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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함표 Jul 29. 2022

<어떤 가족의 대학 나들이>

수시면접을 마치고 나온 어떤 학생에게서

교복을 입은 한 학생이 대학 건물을 나오자마자 엄마를 찾는다. 체크무늬 남방을 입은 여자가 달려왔다. 아이는 엄마를 부르며 가슴팍으로 안기었다. 그녀 팔에 붙은 소매는 아이의 손으로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팔은 아이를 감싸 안았다.


아이의 볼은 빨갛게 변했다. 책가방은 흔들렸고 바람은 불었다. 떨어지는 낙엽이 아이의 눈물만 못했다. 아이의 엄마는 괜찮다고 말했다. 손이 다독였다. 울지는 않았다.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맞붙은 가슴과 얼굴은 서로 따뜻했다.


아이가 엄마의 품 속에서 울고 있는 순간, 그 순간은 고작 10초를 넘지 못했다. 모자는 손을 잡고 교정을 나갔다. 뒷모습만은 씩씩했다. 다만 체크남방의 가슴과 팔은 울어있었다. 촘촘하게 짜인 체크무늬는 눈물과 땀으로 쭈글쭈글하게 울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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