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간일기5]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집사람을 데리고 물길속을 헤매인지가. 아마도 작년 여름에 밤바다 수영을 한 이후로는 바다와 다시 가까와지려하지 않았던터라 1년이 되고 만셈이다.
제주도를 강타하기로 예정했던 태풍이 살짝 비켜간다하니 치명상은 아니어도 나름 찰과상은 입을테니 그 할퀴어대는 하늘을 보러 가기로 한다. 집이 교외를 벗어나 있다보니 표선가는 길이 30분밖에 안걸린다. 그럼 널다란 해안을 마주한 해비치로 향한다. 길바닥은 내 여정을 막아보기라도 하려는 듯 집앞에서부터 퍼붓다 휘몰아키기를 반복하더니 잠시잠깐 차에 올라탈 시간을 내어준다. 제멋대로인 날씨다. 하루종일 낑낑대는 강아지를 산책시킬 방법이 없으니 어찌되든 비오는 바다에 녀석을 놓아보리라는 암묵적인 합의를 하고는 녀석에게 승차를 권한다. 케리어를 뒷자석에 올려놓고는 올라타라는 말에 녀석도 집안 구석이 답답했었는지 훌쩍 뒷자리로 뛰어올라간다.
길이 여의치 않다. 이정도까지 많이 오는 비는 아니었는데 눈앞을 가릴만큼 쉽지 않은 비바람이 몰아친다. 다행히 성읍을 지나니 비가 조금씩 잦아드는 느낌이다. 쏴~소리를 내며 자동차가 빗물을 가르는 소리가 들린다. 잠시잠깐 숨을 돌리기 위해 창문을 열면 들리는 소리다. 잠깐 들이치는 빗물이 싫은 듯 녀석이 자리를 이동한다. 창문을 닫아야 겠다.
도착한 해비치는 너른 모래밭을 보이고 있어 쉬원한 느낌이지만 차를 세우고 개를 산책하며 걷기에는 어딘지 불편해보인다. 주차장에서 모래밭까지의 거리가 너무 멀기도 하거니와 많은 관광객들이 북적이는 듯한 느낌에 곳곳에 쳐진 몽골텐트가 사람을 조금 불편하게 만드는 느낌이다. 관광객모드로 해변을 찾았으면 좋았을 분위기지만 머뭇대는 사이 집사람이 말을 꺼낸다.
'여긴 내리기 좀 그렇다. 제대로 된 파도를 볼 수가 없으니 파도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광치기로 가자'
불현든 차를 세우다 말고 성산으로 향한다. 광치기해변에 가깝게 다가서자 일출봉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