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씨쏜 Feb 02. 2019

물숨을 쉬는 사람들

제주 해녀

해녀도/36x36cm/한지에 채색/2016 by.루씨쏜


자신의 숨을 넘어서는 순간 먹게 되는 숨으로 잘라내지 못한 욕심의 숨을 물숨이라고 부른다.

물숨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해녀들은 자신의 타고난 숨만큼만 건져 올리며 산다.

해녀의 삶은 여성의 권리 증진이나 유네스코에 등재되었다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던져준다. 인생이란 바다에서 우리는 자신의 숨보다 더 많은 숨을 욕심 내며 그렇게 죽음에 가까워지며 살고 있는 건 아닐까.

내가 제주에 내려오겠다고 생각했던 가장 큰 이유는 하나였다. 


숨 쉬고 싶었다.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숨이 짧았나 보다. 바쁘고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 숨이 막혔고 힘들었다. 

나는 돈보다는 자유를 원했고 화려함 보단 소박함을 원했다. 여전히 어떻게 사는 것이 맞는지 정답은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건 나는 나의 숨의 길이를 안다. 나는 조금씩 건져 올리고 숨쉬기를 좋아한다.자연에 기대어 나의 호흡의 길이대로 숨 쉬며 사는 지금. 나는 이대로 온전히 행복하다.



 

해녀는 욕심내지 않고 자신의 숨만큼 건져 올리며 삽니다.
내 숨이 어느 정도인지 알면 삶이 놀이터고, 욕심부리면서 숨 이상으로 물숨을 먹는 순간 바다는 무덤이 되지요. 큰 욕심은 무덤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쉰 나이에 깨친 저 바다의 가르침입니다.

-영화' 물숨' 고희영 감독 인터뷰 중에서-

 

   

이전 10화 유토피아 제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