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두 시간이나 달릴 계획은 아니었다. 집에서 골반 스트레칭을 하고 스플릿 스쿼트 한 쪽당 오십개씩만 하고 나가서 한 시간만 뛰고 올 생각이었다. 게다가 저번주 일요일에 한 시간 사십분을 달렸으니 이번주 일요일에 10분 정도 늘려서 한 시간 오십분 정도 달릴 계획을 세웠던 것이다.
그러나 한 시간 정도 달리고 나자 마음이 바뀌었다. 그냥 조금 더 달리고 싶어졌다. 천천히 달렸기에 숨은 전혀 차지 않았고 몸도 편했다. 전전날 달릴 때와 체감 속도는 비슷했는데 심박수는 130중반대로 내려왔다. 그럼 십분만 더 달리자. 그렇게 십분, 십분, 늘리다가 모르겠다. 에라 두 시간 달리지 뭐. 그래서 생애 처음으로 두 시간을 쉬지 않고 달렸다.
요새 고관절 스트레칭과 보강운동을 해줘서 그런지 생각보다 다리에 통증은 별로 없었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계단을 오르는데도 숨은 차지 않았다. 달리기 시간을 늘리는데도 점진적이어야 하는데, 갑자기 이십분을 늘렸지만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에도 이런다면 부상을 입기 십상이므로 이번 한번만 그러는 것으로. 그래도 처음으로 두 시간을 쉬지 않고 달린 것이 신기하고 좋아서 기록으로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