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 나은 태교 캠핑, 네 번째. 제주맛집의 바다에 빠진 첫날
제주도는 서울보다 3배 큽니다. 큰 섬에서 7박 8일 동안 지내야 하는 만큼 원칙이 없다면 헤맬 확률이 너무 높았어요. 그래서 여행의 나침반이자 지도인 5대 원칙을 세워두고 여행을 준비했습니다. 저희는 제주도를 4 분할하여 제주도 북부(제주시), 제주도 동부(성산일출봉 인근, 우도), 제주도 남부(서귀포시)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아래 글 참조)
비행기에서 내려다보았던 제주를 눈앞에서 보니 색달랐습니다. 제주도의 위용이 어마어마하더군요. 군데군데 솟은 오름, 해변에 넓게 퍼진 건물, 커다란 항구까지. 제주도의 격한 환영인사에 감격이 밀려왔습니다. 비행기에서 느꼈던 입도의 기쁨은 짧았는데 배는 더 길고 커서 좋네요. 비행기는 디지털이라면 배는 아날로그라고 할까요? 더 감성적입니다.
몸국을 먹어본 아내가 말합니다. “소고기 뭇국과 미역국의 중간 즈음 어딘가의 맛이야.” 기가 막힌 표현입니다. 저도 동의해요. 돔베고기는 다들 아시듯 도마 위에 올린 고기의 제주도 방언이라죠. 둘의 조합으로 점심을 뚝딱 해결합니다. 저희 가족은 여행지에 도착할 즈음 T MAP(티맵)의 주변 -> 음식점 -> 티맵 인기, 주차 가능 을 확인하고 네이버에 검색해서 별점까지 본 다음에 이동하는 편인데 이 집이 딱 그런 집이에요. 제주여행을 시작하시는 분들이 혼자 또는 가족과 함께 오시는 분들도 많고, 제주 현지 분들도 많이 계신 찐 맛집입니다. 다만, 가게 앞 주차는 어렵고 걸어서(차량 2대 가능) 3분 거리에 공영주차장이 있으니 마음 편히 공영주차장을 이용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물론 저희처럼 차량 전고가 높은 루프탑 주차도 가능할 듯합니다.(저희는 2.18m인데 문제없이 주차했었습니다.)
든든하게 먹고 첫 여행지 함덕해수욕장으로 향합니다.
금요일 오후의 행복감을 만끽하려는 여행객들이 인산인해였던 함덕해수욕장. 모래놀이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첫 여행지로 이만한 곳이 없었던 듯합니다. 주차장이 넓어 주차도 쉽고, 샤워장과 분리수거장 등 각종 편의시설이 잘 되어 있어 놀고 가기 좋았어요. 다만, 해수욕장 바로 옆에 있는 화장실과 발 씻는 곳은 이미 다녀가신 여행객들의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더라고요. 되도록 쓰레기는 챙겨서 분리수거장이나 숙소에 버리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동문시장은 주차가 어렵기로 유명합니다. 차량의 전고가 높은 차량이나 루프탑텐트 오너라면 동문재래시장 공영주차장(MG 새마을금고 앞)으로 가시면 편하게 주차하실 수 있습니다. 저희는 목적이 딱새우 회였고, 아내가 가성비 좋다고 유명한 ‘우리 수산에서 살 거야.’라고 정했기에 바로 구매 후 바로 저희의 첫 숙박지인 ‘벨리타 캠핑장’으로 향합니다.
제주도오토캠핑은 다를거라 생각하셨다면 실망하실수도 있을겁니다. 벨리타 캠핑장은 경기권 어디서나 볼법한 느낌의 오토캠핑장이었어요. 오래됐고, 적당히 어렵고, 벌레 좀 있고. 다만, 첫날 피칭 후 바라본 노을이 너무너무 아름다웠다는 기억이. 자세한 후기는 이 곳을 떠나기 전 남겨볼 예정입니다. 그래도 노을은 예뻤습니다. 무엇보다 동문시장에서 사 온 음식이 기가 막혔지요.
우리 수산에서 사 온 3종 세트(딱새우 회, 옥돔구이, 뿔소라)는 ‘아, 내가 제주에 왔구나.’를 제대로 느끼게 해 준 음식들이었습니다. 딱새우 회는 감칠맛이 일품이었고, 옥돔구이는 오동통한 살이 짭조름하게 부서지는데 바다 그 자체였어요. 다만, 뿔소라회는 제가 아는 그 맛, 전복 계란 말기 김밥도 스쿨푸드에서 먹어본 듯한 그런 맛이었습니다. 딱새우 회는 손 다치지 않게 조심하시고 껍데기 안쪽 꼬리 방향으로 젓가락을 꽂으신 다음에 쏙 빼면 잘 빠집니다.
루이지 쉘터를 주방이자 거실 삼아 잘 먹고 잘 놀고, 이제 아이캠퍼 루프탑텐트에서 쉬러 갑니다. 놀멍 쉬멍 제주의 첫날이 이렇게 저물어갑니다. 첫날은 나름 원칙대로 잘 흘러갔네요. 내일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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