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당한 노랫말은 시가 되고...
그대와 나를 생각하면
그저 피식 웃을 수 있지만
그대와 나, 그 사이를 생각하면
여전히 삶을 온통 뒤흔드는
이상기온을 맞닥뜨린 느낌이 듭니다.
그대와 내 사이의 안개는
깨끗하게 걷힌 적 없었기에
더듬더듬 손을 잡아야 했지요.
모든 계절과 모든 밤공기엔
그대를 기다리던 설렘이 배어있습니다.
꽃을 보듯 나를 보던 눈빛도 있었지요
내게 달려오다 눈길에 넘어지기도 했었지요
첫 눈맞춤의 이야기는 질리지도 않았지요
그대라는 여행을 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수많은 감정들을 생각합니다.
더는 그대를 미워하려 애쓰지 않을 겁니다.
더는 내 가벼움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겁니다.
그댄 신이 내게 건넨 지도에서
거쳐야 할 '한 구간'이었음을
이제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대의 무례한 작별에도
난 영원히 그대에게 친절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