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서연 Aug 24. 2016

바람 빠진 자전거를 탄다는 것

01. 5년차 교사의 슬럼프


개학이다!


오랜만에 출근이라 준비가 늦었다. 서둘러 나와 자전거 페달을 힘껏 밟는데 도통 앞으로 나아가질 않는다.


'체력이 많이 떨어졌나. 우간다에 있는 동안 통 운동을 못 했으니 그럴만도 하지.'


괜한 반성 아닌 반성을 하며 학교로 향한다.


"안녕하세요!"


"네, 김선생님! 자전거 바퀴 바람이 많이 빠졌네요. 바람 좀 넣어야겠어."


정말이다. 손가락으로 누르니 자전거 뒷바퀴가 푹 들어간다.



어쩌면,


학교에서 나는 바람 빠진 자전거로 열심히 달렸던 건 아닌가 싶었다. 아무리 에너지 100을 써도 70 밖에 앞으로 안 나아가지는 것에 지쳐가고 있었다.


'슬럼프가 올 때가 됐지. 원래 다 그런 거야.'라고 위로해 주시던 선생님들의 말에 '그래, 원래 그런 거야.' 무기력해지기도 했다. 일부러 에너지를 50만 쓰기도 했으니까. 사실 학교가 싫어 찾고 찾아 가게 된 것이 국제개발협력 HoE, 우간다였다.



그런데, 그렇게 간 우간다에서 난 신나게 달렸다. 땅땅한 바퀴의 새 자전거를 탄 것 마냥 쌩쌩. 사실 그것보다도 더 짜릿했다. 마치 '보다보다'를 타고 달리는 것처럼.

우간다에는 매력적인 대중교통(?)이 있는데, 바로 '보다보다'다. 이 스쿠터를 타면 동네 어디든 갈 수 있다. 운전사 뒤에 꼭 붙어서 바람을 맞으며 달릴 때에는 이만한 자유와 행복이 또 없다!



우간다 글루에서


HoE Int'l - STIC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교사팀, 우간다 교사팀이 교류할 때, 난 한국에서 처럼 100을 쓰는데 140으로 달리는 것만 같았다.


내가 100을 가지고 있구나.

팀웍이면 그 이상이 발휘될 수도 있구나.

온 몸으로 느꼈기에 너무나 행복했던 기간.

그리고 우간다와 한국은 무엇이 다른걸까, 자꾸 생각하게 만든 이곳.

이 곳을 어찌 잊을 것이며, 그 시간을 어찌 그냥 흘려보내리오!


그래서, 우간다에서 신나게 달려 본 이야기를 풀어볼까 한다.


한국과 우간다의 교사 이야기 그리고 학교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