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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잔 Jun 07. 2024

문자로 만든 집

과거를 더듬던 남자는 결국 원하던 것을 찾았습니다.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간 남자는 자기 자신이 살았던 완벽했던 '한 때'를 찾고 있었고 진심으로 원하던 과거의 세계를 만나 오직 '지금'이라는 정지된 시간만을 살고 또 살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굉장한 호평을 받았습니다.

자연스러운 문장의 시작(피아노 연주가 한창 고조된 중간 부분을 연주하는 것처럼), 모호한 관계를 또렷하게 보여주는 매력적인 문체, 변화무쌍한 전개와 짜임새, 상상력. 아, 이런 상상력이야말로 세상을 놀라게 하는 요소였습니다. 많은 독자가 긴 여운과 영감을 받았습니다. 칭찬과 찬사가 쏟아지고 덩달아 판매 부수도 나날이 늘어 갔습니다.


고전으로 남은 이 책에, 약 100년이 흐른 뒤, 누군가 혹평의 한 줄을 남겼습니다. 이후로 비슷한 의견의 혹평이 줄줄이 쏟아졌고 세월의 흐름 탓인지 고전 명작의 반열에서 내려와 미래인들의 의식에서 멀어지고 잊히게 되었습니다. 작가는 오직 이 하나의 소설만을 남겼습니다. 이후로 쓴 것이 없습니다.


 작가는 죽지 않았습니다. 150세를 훌쩍 넘긴 노인이었지만 죽지 않고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았습니다. 소설가를 꿈꾸던 과학자는 남몰래 생명을 연장시키며 세상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작가는 과거로 돌아가 완벽하게 칭송받던 '한 때'를 되찾으려 했습니다. 시간여행에 몰두했습니다. 수많은 실패 끝에 성공이 찾아왔습니다.    


새벽, 탈고한 상태의 원고가 책상 위에 놓여 있었습니다. 날이 밝으면 또 한 번의 영광이 찾아오고, 매일 반복할 수 있는 기술도 갖추고 있었습니다. 하필 그때 죽음의 그늘이 행복을 앞에 둔 작가를 발견했습니다.


죽음의 그늘을 피해 지구가 탄생했던 과거로 가 시간을 멈추었습니다. 작은 불씨로 시작되어 아직 돌멩이에 불과한 지구 위에 흙을 뿌렸습니다.


이 장면이 tv로 나오고 있었습니다. 이제 8살이 된 학생들이 모여 신세계의 시발점을 설명하는 시청각 자료를 보고 있었습니다. 신세계 어린이들은 1교시가 끝난 후 쉬는 시간에 모여 수다를 떨었습니다. 한 아이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조상은 이야기를 잘 꾸미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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