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과거의 사람과도 한 때 가느다랗게 떨림이 전해오는 외줄의 진동처럼 서로의 감정을 전하고 받던 때가 있었다. 두렵다. 그 떨림을 무한히 넘어서는 감정을 느끼는 너와 남녀 사이로 발전이 되면 다신 돌아갈 수 없을 듯싶어. 오늘은 다신 없을 듯싶어.
멈춰야 할지.
나아가야 할지.
널 잃지 않으려면 어느 정도의 발끝에서 머물어야 할지.
만약 지금 시점에서 한걸음 더 내딛는 걸 멈춰야 한다면 난 과연 그 내딛음을 멈추고, 두 발을 가지런히 두고 이쯤에서 만족하며 퍼져나가는 감정의 걸음 앞에 날카로운 선을 그을 수 있을지.
난 지금도 너와 손을 잡고 눈을 맞추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