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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열한백구 Feb 22. 2021

감천문화마을


아무도 찾지 않던 이 곳,

산비탈을 힘겹게 올라와야 겨우 마주 할 수 있었던 이 곳이

이제는 한 해에 300만 명이 방문하는 부산의 명소가 되었다.

더 이상 '한국의 산토리니', '한국의 마추픽추'라는 수식어는 필요 없다.

그저 '감천'이라는 이름 하나면 충분하다.


#

사람들이 떠나가고 서서히 쇠퇴해 가던 이 마을이

2009년 마을미술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많은 예술가들의 손길과

그 보다 더 많은 주민들의 열정이 보태어져

지금의 감천문화마을이 되었다.


조성 초기에는

화장이 어색한 사회초년생 같은 분위기였다.

마추픽추와 산토리니를 억지 주장했지만

조화롭지 못한 모습들에 실망도 했었다.

하지만 지금보다 더 좋았던 것들이 있는데,

그것은 골목 사이사이에 자리 잡고 있던 작고 감각적인 조형물들과

그림들이다.

마치 보물찾기 하듯 골목을 돌아다니며 그것들을 찾아다녔다.

현재의 삶과 섞일 듯 섞이지 않는 그 공간(골목)들로 인해 조심스러움이 더해졌고

그래서 색다른 매력이 있었던 것 같다.


보는 이의 눈높이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던 예전의 감천과는 달리

지금은 다소 박물관스러워졌다.

많은 관광객으로부터 사생활을 침해당하다 보니

그래서 구분된듯한,

그래서 조금은 덜 정겨운 골목들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시간의 양념에 푹 절여진 마을은

전체적으로 매우 조화롭고 예쁘다.


흔히들 걱정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없길 바라고, 거대 체인 카페들이 입점하지 않기를 바란다.

현지인들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떠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생기지 않길 바라고,

예전처럼 구석구석에서 개개인의 개성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공간들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



참고 1) 2009년에 함께 조성되었던 여러 지역의 벽화가 있는 다른 마을들과는 비교가 안됩니다.

참고 2) 근처에 아미동 비석마을이 있어 함께 방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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