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마치면 거울 속 리모컨을 들어
드라마를 본다.
비추는 모든 것이 반대였다.
문득 생각해본다.
반듯한 삶이란 존재할까
입시 미술에서 그릴 법한
소름끼치는 명암의 해바라기처럼
유독 완벽한 하루일수록
디스토피아의 한 장면처럼
텅빈 역사를 지나
지하철 막차에 몸을 싣는다
옅은 산소와 모자란 수분을 채우려
돋은 가시에 손을 뻗는다
아름답고도 무력하게 자란 가시꽃,
무덤 사이 생을 찾으려
흘러내리는 피를 멍하니 쳐다본다.
생을 느끼려,
지금 여기에 살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