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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리에스필름 Jul 27. 2024

영화 샤인 리뷰와 해석

 박석영 감독의 영화 샤인은 아주 섬세하고 슬프면서도 아름다웠습니다. 어렵지만 이런 영화를 만들고 있는 창작자가 있다는 것이 너무도 귀하단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랑을 잃은 한 소녀가 있습니다. 이 소녀에게는 남은 것이 하나 없습니다. 그리고 이 소녀를 안타까워하는 수녀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친구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소녀의 마음은 쉽사리 열리지 않습니다. 자신이 가진 단 하나를 빼앗아가는 세상이 너무 얄미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소녀에게 아주 작고 여린 아이가 찾아옵니다. 아이는 사랑스럽습니다. 아이는 소녀가 주고 싶은 사랑을 마음 껏 받을 줄아는 존재였죠. 소녀는 아이를 지키기 위해 거짓을 말합니다. 자신이 세상에서 아이를 가장 사랑하고 지켜줄 수 있는 존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느 날 아이의 엄마가 찾아오고 모든 거짓은 들통나고 맙니다. 수녀들은 아이를 돌려줄 것을 원합니다. 소녀는 고민합니다. 어딘가로 멀리 도망갈 결심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소중한 아이를 내주고 맙니다. 


 영화는 수녀들과 신의 관계를 통한 종교론적 관점을 가집니다. 수녀들은 고뇌에 차 언덕을 오릅니다. 사랑하는 것을 왜 주었다 빼았냐는 과감한 원망을 수녀의 입을 통해 드러내 보이기도 합니다. 신의 뜻을 따르는 수녀라지만, 여전히 인간의 몸과 의식을 가진 고뇌하는 존재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고뇌 속에서도 신의 뜻을 전하려는 종교인의 모습은 더 아름답게 보이더군요. 원망 속에서도 결국 수녀들이 선택하는 것은 현실의 수용이겠지요. 영화 속에서 그 언덕은 신을 만나고 신과 대화를 나누는 장소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신의 계획은 인간의 의식을 뛰어넘는 더 큰 원대함이라는 무언가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른 한편으로 영화는 평범한 인간인 소녀의 인간적 관점을 가집니다. 신을 믿고 있다 할지라도 수녀처럼 신실하지 않은 일반인으로서 삶을 살면서 실수나 죄를 저지르기도 합니다. 남들도 그렇게 하니까. 이정도는 괜찮겠지라는 마음으로 넘어갈 수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소녀는 아이를 업고 어딘가로 떠날 결심을 하죠. 물론 이 때 소녀의 마음은 결코 사소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존재를 지키고 함께하고 싶은 소중한 마음이 있었을 테지요. 하지만 의도가 아무리 좋다 하여도, 그것이 죄악이라면 해서는 안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아이를 버린 엄마보다도 어쩌면 소녀가 더 아이를 더 잘 보살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엄마가 키우는 것이 세상이 정한 순리라고 생각됩니다. 아이를 잃은 소녀는 마음 깊이 상심합니다. 여기서 그쳤다면 평범한 영화로 남았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소녀는 아이를 잃고 의지를 가지고 언덕을 오릅니다. 그것은 신과의 대화를 위한 결론이자. 삶을 살아나가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아이의 존재는 소녀를 치유해주는 듯 했지만, 더 큰상처를 주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소녀의 마음 속에서는 상심보다 큰 변화가 일어났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것이 이 영화가 보여주고 있는 마법이라 생각합니다. 


 나이든 수녀와 젊은 수녀, 그리고 소녀가 각각 언덕을 오르는데요. 여기서 이 세명의 삶의 궤적이 겹쳐저 보이기도 했습니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어떤 분이 질문을 하기도 했는데. 이것은 의도가 아닌 우연에 의한 것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이러한 해석도 재밌게 보이기도 했습니다. 전작인 바람의 언덕도 그렇지만 박석영 감독에게 언덕이란 참 애착이 있는 장소인 듯합니다. 정은경, 장선, 장해금 배우는 전작에 이어서 출연합니다. 문종택 배우는 세월호에서 아이를 잃은 아버지이기도 한데요. 영화 속에서는 상실을 간직한 사진사 역을 맡았습니다.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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