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를 4~5학년 다니고서, 6학년이 되던 해 졸업을 했다. 그렇게 붕 떠버린 시간에 무료함과 당황스러움을 겪었다. 왜 4~6학년으로 확대 안 하냐며, 너도나도 아쉬움을 표출했다. 이제 막 청소년활동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청소년수련관이 재밌어졌는데 막상 졸업하고서 더 이상 수련관에 갈 수 없는지 선생님께 여쭤봤는데 기회가 생겼다.
그럼 방카 졸업생 동아리 할래? 만들어와~
그러면 동아리 지원해 줄게.
어떤 동아리를 만들어볼까? 하다가 국악을 좋아했으니, 방카 졸업생 국악 동아리를 만들기로 했다. 먼저 졸업한 언니랑 같이 둘이서 동아리를 결성했고, 이름은 '희망울림' 으로 정했다.
방카 수업 때는 사물놀이를 했었다면, 동아리에서는 모둠북을 배웠다. 모둠북은 1개 북으로 시작해서 3개 북을 다뤄야 했다. 크기에 따라 소리가 달라 리듬도 맞춰야 하고, 손도 빠르게 움직이며 박자를 쥐고, 놀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동아리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청소년 동아리 축제가 예정되어 있었다. 그래서 무작정 우리도 공연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이미 저질렀으니 모여서 연습하는 시간을 늘렸다. 연습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지만, 청소년 동아리 활동으로 또래 친구들, 선생님, 가족들 앞에서 공연을 한다는 벅찬 기대감도 있었다.
공연 당일, 무대 세팅을 위해 북을 옮기고 전통 의상으로 갈아입으니까 더 긴장되고 떨리고, 틀리면 어떻게 하지 조바심이 생겼다.
그래서 처음 공연이니까 떨지 않고, 연습한 대로만 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무대에 섰다.
사실 처음 공연 했던 내 모습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사람들의 환호와 박수는 희미하게 떠오른다.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1학년, 두 청소년이 큰 북 3개를 앞에 두고 멋있게 기합을 넣고 북을 두드리고, 사람들의 호응을 이끌며 무대를 장악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대단하고 멋있는 장면인지 스스로가 대단했다.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만 해도 벅차고, 잘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멋있게 연습한 대로 훌륭하게 공연을 마치고 와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첫 공연 이후 두 번째, 세 번째 무대를 설수록 자신감과 용기가 생긴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마이크 잡고 자기소개가 자연스러워지고, 모둠북을 가지고 놀면서 사람들의 호응하는 스킬도 생겼다. 무엇보다 무대를 설 수 있는 기회가 꾸준히 연습한 사람에게 주어진다는 것과 빛을 발할 수 있는 자리라는 걸 깨달았다.
만약, 방카를 졸업하고 수련관에 발을 뚝 끊었다면 결코 경험하지 못했을 일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