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이 필요했던 14살.

by 블리

어른들이 관심 가져주는 게 좋아 뭐든 잘하려고 했던 14살.

청소년 동아리 활동 이후, 중학생이 되면서 수련관에 가는 걸 멈췄다. 왜냐하면 늘 반갑게 반겨주시던 선생님들이 계시지 않았고, 청소년지도사를 꿈꾸게 한 선생님도 팀이 바뀌면서 얼굴 보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분간은 수련관 안 가는 걸 택했다. 내부적으로 선생님들의 인사이동 등이 있어서, 어색하고 낯선 사무실 공기가 불편했던 것 같다.


며칠이 지났을까, 수련관에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그리고 중학교 교복 입은 모습을 자랑하고 싶었다. 그런데 가기 전에 나를 기억 못 하면 어떻게 하지? 반겨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 불안했다. 걱정과 달리 "은지 오랜만이네! 오 이제 중학생이야. 교복 멋있다!" 환하게 반겨주셨다.


잊지 않고 기억해 주신 것에 감사해서 놀러 간 김에 선생님들께 "도와드릴 거 있어요?" 당장이라도 할 수 있으니 이야기해달라고 곁을 맴돌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단순했다. 그 누구도 수련관에 오라고 시키지 않았는데, 선생님들이 반겨주냐, 반겨주지 않냐에 따라 내 기분이 달라졌다.


선생님들의 관심이 좋았고,
무엇보다 수련관에 가면 내가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수련관을 자주 가면서 나는 계속해서 관심받기를 원했고, 필요한 사람이라는 걸 확인받고 싶었다.


나에게 수련관은 제2의 집이다. 왜냐하면 집은 외로웠고, 수련관은 외롭지 않았다. 나는 이야기할 사람이 필요해서 수련관을 자주 갔다. 선생님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편안했다. 별 이야기하지 않아도 좋았다. 그냥 혼자 있는게 아니라서 외롭지 않았다.


그렇게 선생님 옆자리에서 숙제하고, 필요하면 행정 업무나 수련 보조지도 등 봉사도 했다. 때로는 방과후 아카데미 친구들 멘토 역할도 했다. 단순히 앉아서 멍하게 있는 게 아니라 2~3시간 봉사도 하면서, 선생님들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청소년은 주변 환경의 영향도 받지만, '어른'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언제, 어떤 어른을 만나는지에 따라 인생이 좌지우지될 수 있다.


운이 좋게 '좋은 어른'을 일찍 만나 가장 소중한 꿈이 생겼다.


어른들이 관심 가져주는 게 좋아 뭐든 잘하려고 했던 14살.

'누군가에게 관심을 갈망했던' 과거의 내 모습이 부끄러울 '뻔'했지만, 오히려 자랑스러운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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