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유지은 Nov 01. 2019

호갱이었지만 괜찮습니다

[무지개다리를 건널 때까지] 첫 번째 만남 : 성하연 님(下)

▼ 전편을 먼저 읽어주세요.





그는 원래 고양이보다 개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지금은 고양이들에 둘러싸여 살고 있지만, 원래 그는 고양이를 무서워했었다. 친척 언니네 고양이가 할퀴는 바람에 다쳤었는데 그 충격이 남아 있는 탓이었다. 그래서 줄곧 고양이보다 개를 더 좋아했다. 하지만 어렸을 때 부모님이 키우던 ‘몽실이’를 떠나보낸 이후로는 동물을 키울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이런 그가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맞이한 건 서른여섯 번째 생일 무렵이었다. 일을 하다 잠시 머리를 식힐 겸 산책에 나섰는데, 그날따라 펫 숍이 눈에 띄었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새끼 강아지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스트레스가 사르르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 강아지를 좀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은 마음에 이끌려 숍 안으로 들어갔다. 어차피 ‘구경’만 하고 나올 생각이었다.


강아지를 보려고 들어갔는데 대뜸 고양이 한 마리가 그에게 매달렸다. 그 고양이는 숍 안에 있는 다른 새끼들에 비해 덩치가 좀 컸다. 자꾸만 달려드는 고양이를 조심스럽게 그러안았다. 사장은 그 고양이가 3개월이라고 했는데, 동물을 잘 모르는 그의 눈에도 3개월 치고는 커 보였다. 하지만 애초부터 구경만 할 생각이었고, 더더군다나 고양이를 키울 생각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사장에게 더 묻지 않고 펫 숍을 나왔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고양이의 얼굴이 아른거렸다. 어쩐지 자꾸만 신경이 쓰여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도 보고 검색도 해봤다. 몸집이 커질수록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생후 몇 개월이 지나도록 팔리지 않으면 펫 공장으로 보내진다는 둥 안 좋은 말이 많았다. 그런 얘길 듣고 보니 왠지 더 마음이 쓰였다. 얼핏 보기에도 다른 애들보다 덩치가 컸던 그 고양이는 머지않아 그런 곳으로 가게 될 것 같았다. 빤히 바라보던 맑은 눈빛을 생각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더 진해졌다.


그는 다시 펫 숍으로 향했다. 원래부터 고양이는 그의 취향이 아니었지만 그 순간 눈앞에 있는 이 고양이는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 보였다. 아무래도 고양이의 눈빛에 홀린 게 분명했다. 때마침 통장 잔고에도 여유가 있었고 생일 무렵이기도 했다. 그는 생일을 자축하며 150만 원짜리 페르시안 익스트림 고양이를 자신에게 선물했다. 그의 첫 번째 고양이 ‘치즈’였다.



치즈를 집에 데려와서 보니까 아무래도 3개월 치고는 너무 커 보였다. 전화해서 3개월이 맞느냐고 물었다. 어차피 그가 다시 펫 숍에 들어갔을 때부터 얘가 생후 몇 개월인지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고양이가 4개월이라고 해서 다시 돌려보낼 것도 아니었고, 단지 미심쩍은 마음이 들어 확인하고 싶을 뿐이었다.


펫 숍 사장은 3개월이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혈통서를 발급해 주겠다며 10만 원을 요구했다. 이왕 말이 나온 김에 정확한 생일도 알아볼 겸 추가로 10만 원을 지불하고 혈통서를 발급받았다. 역시, 아니나 다를까. 줄곧 3개월이라던 펫 숍 사장의 말과 달리 치즈는 생후 4개월로 확인되었다.


그 사장의 단순 착오나 말실수가 아니었다는 건 그 펫 숍에서 등록한 인터넷 게시물로도 확인되었다. 거기에는 ‘페르시안 익스트림, 4개월, 암컷’이라고 적힌 문구가 또렷했고 등록된 사진 속 고양이도 치즈가 확실했다. 의도적으로 그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대체 왜 그렇게 뻔히 들킬 거짓말을 했던 것일까, 혈통서를 거들먹거리며 돈을 더 내라고 하면 안 들킬 줄 알았던 걸까. 대체 왜 4개월을 3개월이라고 속인 걸까.


혼자서 두고두고 그 질문을 곱씹었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반려동물 산업의 민낯을 보지 못했던 그의 결론은 꽤 심플했다. 펫 숍 호갱이었다.

 


치즈는 집에 데려온 첫날부터 설사를 했다. 눈곱도 좀 심한 편이고 여러모로 건강상태가 안 좋아 보였다. 예방접종을 시켜야 될 것 같아서 병원에 데려갔더니 허피스 ¹, 결막염, 중이염을 치료했던 흔적이 남아있다고 했다. 심지어 완치된 상태도 아니었다. (허피스와 결막염을 계속 방치하면 달큰이처럼 된다.)


150만 원을 주고 데려왔는데 아픈 고양이였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펫 숍에서 이러한 질병 이력을 알려주지도 않았다는 건 더 기가 찼다. 물론 판매를 위해 그랬을 테지만, 만약 그가 병원에 바로 데려가지 않았더라면 병세가 악화된 뒤에나 이를 알게 되었을 것이다.


⑴허피스 : FHV, Feline Herpes Virus.  면역력이 약한 새끼 고양이들이 비위생적인 환경에 노출될 경우 쉽게 감염되는 전염성 높은 바이러스다. 특히 새끼 고양이에게는 사망에 이르게 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또한 허피스 바이러스는 그로 인한 질병이 완치된 뒤에도 체내에 남아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재발한다.



펫 숍에서 데려오자마자 병수발이 시작되었다. 아침저녁으로 귀 청소를 해주고 약도 먹이고 특히 약한 호흡기는 네블라이저 관리를 해주며 신경을 많이 써야 했다. 손도 많이 가고 돈도 많이 들었다.

이렇게 한창 병수발을 하며 치료에 전념하고 있을 무렵, 뜬금없이 그 펫숍 사장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무슨 생각이었는지 잘 지내고 있냐며 고양이의 안부를 물어왔다.

아픈 걸 알면서도 아무 말 없이 팔아놓고 양심에 찔렸던 걸까 생각하니 더 어이없고 불쾌했다.

그는 고양이가 아파서 계속 병원 다닌다고 답했다. 여지없이 시큰둥한 목소리로.

그의 말을 들은 펫 숍 사장은 펫 숍과 거래하는 병원이 있으니 그쪽으로 가라고 했다.


‘왜 그래야 할까?’


잘 다니고 있는 병원을 굳이 옮길 이유는 없었다. 더군다나 펫 숍 사장에 대한 불신과 악감정이 깊었기 때문에 설령 병원비를 보조해준다고 해도 옮길 생각이 없었다. 단박에 잘라 거절했더니 펫 숍 사장은 더 황당한 말을 던졌다.



“그럼 환불해드릴까요?”


일순, 그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환불이라니……!’


펫 숍에서 파는 값비싼 동물들이 어떤 취급을 받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아무리 돈을 주고 사 왔다고는 해도 공산품이 아닌 생명인데, 환불이라는 말이 너무 쉽게 들렸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화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속 뒤집어 놓으려고 전화했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그는 펫숍 사장에게 다시는 전화하지 말라고 소리친 뒤 전화를 끊어버렸다.


왜 그렇게 못 견디도록 화가 났을까. 단순히 생명을 경시하는 듯한 태도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 사장이 상품 취급하는 고양이는 이미 그가 애지중지 돌보는 가족이었기 때문이다.



치즈는 그의 극진한 사랑을 받으며 건강한 성묘로 성장했다. 그때까지 거의 재택근무를 하던 그가 다른 프로그램을 맡게 되면서 집을 비우는 시간도 자연히 늘어나게 되었다. 집을 나설 때마다 빤히 바라보는 치즈가 외로워 보였다.

고양이가 외로움을 잘 타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긴 하지만 모든 고양이가 그렇지는 않다. 일부 고양이들은 개처럼 분리불안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둘째를 키워야겠다고 마음을 굳힌 그는 펫 숍 대신 해외 전문 브리더를 통해 첫째와 같은 품종인 페르시안 익스트림 깜비를 분양받았다.


해외 브리더를 통해 분양받은 둘째, 깜비


나는 이 얘길 들으며 헛헛한 감탄사만 연발했다. 자기가 번 돈을 이렇게 쓴다는데 굳이 토를 달 수는 없는 일이겠지만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캠페인을 벌이는 사람들의 관점에서 보자면 손가락질당할만한 일이었다.

나는 인터뷰를 하면서도 그가 이 일로 욕을 먹게 되진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우선 나조차도 납득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그에게 실례가 되더라도 대놓고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랬던 거예요?”


다분히 공격적인 질문에, 그는 머쓱한 듯 웃으며 말을 이었다.



“첫째가 페르시안 익스트림인데 고양이는 합사가 어렵다고 들어서, 같은 품종을 해야 잘 어울려 놀 거라고 생각했죠. 근데 치즈처럼 펫 숍에서 데려오기는 싫으니까 알아보다가 해외에서 데려온 거예요.”


펫 숍에서 데려온 고양이가 아파서 병수발을 하더니, 이번엔 건강한 고양이를 데려와야겠다며 자료조사를 하며 손품 팔고, 큰돈을 들여 해외에서 데려왔다. 그의 입장에서 보자면 엄청나게 공을 들인 것이다.


치즈와 깜비


물론 그 역시 반려동물 커뮤니티에서나 SNS에서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캠페인을 접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도 그가 첫 번째와 유사한 방법으로 ‘품종묘’를 ‘구매’ 한 것엔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있었다.


“사지 말고 입양하라는 캠페인을 들어는 봤죠. 근데 그때는 캠페인 같은 거에 관심이 하나도 없었으니까 그런 걸 왜 하는지도 몰랐고……. 보면서도 그냥 지나쳤던 거예요. 아무리 그런 캠페인을 해도 관심 없으면 자세히 보지 않으니까. 그냥 모르는 채로 계속 사는 거죠.”


그의 말을 들은 순간, 나는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는 기분이었다. 과연 일리 있는 말이었다. 어쩌면 다수의 사람들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펫 숍에서 동물을 파니까 그곳에서 동물을 사는 것이 상점에서 물건을 팔고 사는 것처럼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왜 사지 말라고 하는지는 관심을 갖고 깊숙이 들여다보지 않으면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이 같은 측면에서 보자면 그의 두 번째 고양이 구매는 무관심과 무지의 콜라보가 빚어낸 결과였던 샘이다. 어쨌든 몰랐다고는 해도 내 입장에서는 뒷일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이 얘기 그대로 쓰면 욕먹을지도 모르겠는데요?”


우려 섞인 내 말에도 그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괜찮으니까 써요. 상관없어요. 어차피 그런 거 다 각오하고 나온 거니까.”


그의 목소리엔 힘이 넘쳤다.


“어쩌겠어요. 그때는 제가 욕먹을 짓 했다는 것도 몰랐거든요. 지금도 분명히 어딘가에는 예전의 저처럼 잘 모르고 아무렇지 않게 사는(분양받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거예요.”


어쩌면 현재의 그가 과거의 그를 마주하는 이 지점이, 그가 욕먹을 각오로 인터뷰에 나선 이유이지 않을까.

 


깜비까지 분양받은 뒤로는 서서히 동물권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더 이상 고양이를 분양받지는 않았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그의 고양이 가족 5마리는 모두 품종묘다.


스코티시폴드인 셋째, 동이


그 가운데 셋째 ‘동이’는 일명 ‘장화 신은 고양이’로 유명한 스코티시폴드 종인데, 지인이 ‘개인 사정’으로 잘 돌봐주기 힘들다며 데려다 키우라고 해서 업둥이로 들어왔다. 실제로 동이처럼 많은 반려동물이 ‘개인 사정’으로 버림받는다. ‘개인 사정’으로 직장을 그만두는 것처럼 한때나마 가족이라고 지칭했던 반려동물을 버리는 이들이 많은 게 지금의 현실이다. 그나마 동이는 길바닥에 유기되지 않고 다른 가족을 만나게 된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해야 하는 걸까?

 

 

동이를 집에 데려와서 보니까 온몸에 곰팡이성 피부염이 있었고 털도 듬성듬성 빠져 있었다. 이걸 치료하느라 한참 동안 병원에 다니고 약욕을 시키는 등 기나긴 병수발을 해야만 했다.


그가 본 동이의 첫인상은 이른바 '개냥이'였는데, 알고 보니 굉장히 활발하고 방방 뛰어다니는 천방지축 고양이였다. 하지만 앞서 소개한 넷째, 달큰이가 들어오면서 기가 좀 죽었다. 반대로 뒤집어 생각하면 달큰이가 그만큼 카리스마 넘치는 고양이가 되었다는 말이겠다.


집사가 놀아주길 기다리다가 외장하드 부여잡고 잠든 동이


셋째 동이가 단순한 업둥이였던 것과 달리, 앞서 소개한 넷째 달큰이는 그가 동물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처음으로 직접 입양한 고양이였다. 펫 숍에서 시작된 고양이 집사 생활이 어느새 다른 고양이들의 구조와 치료 등 동물 구호 활동으로까지 확장된 것이다. 그렇게 달큰이를 건강하게 키워놓고 이제 좀 살만해졌다 싶었을 때 그의 눈에 띈 게 다섯째 ‘루스’였다.


외국인이 수원병원에 버린 루스


루스는 터키시 앙고라와 페르시안 믹스종인데, 한 외국인이 수원병원에 버리고 간 유기묘였다. SNS로 이 아이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그가 직접 임보 하며 입양을 보내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아무래도 성격 때문에… 입양 가도 또 버려질 거 같더라고요. 수의사 선생님하고 상담도 해봤는데 선생님도 그냥 키우는 게 낫겠다고 하셔서 하는 수 없이 그렇게 됐어요.”


그가 적극적인 동물 구호 활동을 하다 보니 식구가 하나 둘 늘어 5묘 대가족이 탄생하게 되었다.

물론 지금까지 그가 직접 입양을 보낸 고양이들도 있지만 루스처럼 입양이 어렵거나, 입양 문의 조차 없어서 임보가 장기화되는 경우도 많다. 지금도 그의 집엔 6마리의 고양이가 입양자를 기다리고 있다.


그가 임보 중인 고양이가 모두 건강한 건 아니다. 몇몇 고양이는 지금도 계속해서 병원 치료 중이다. 때로는 혼자 감당하기가 힘에 부칠 때도 있지만, 그는 구호 활동에 대한 자신의 소신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구조라는 건 데리고 와서 치료하고, 집 고양이가 됐을 때 입양돼서 잘 사는 것 까지 확인해야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가 어떤 자세로 구호 활동에 임하는지 짐작할 수 있는 말이다.


따뜻한 마음 씀씀이만큼이나 통장도 넉넉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불쌍한 동물을 도울수록 그의 통장은 점점 ‘텅장’이 되어간다. 매달 지출되는 고양이 접종비와 식비, 위생용품비 등을 포함하면 사람 한 명이 쓰는 생활비를 훌쩍 뛰어넘는다.

이따금씩 누가 병치레를 하거나 아픈 고양이를 구조하게 되면 화들짝 놀랄 만한 병원 청구서를 받아 들게 된다. 하지만 병원비만큼은 아끼지 않는 게 그의 철칙이다. 어렸을 때 집에서 키우다가 떠나보낸 몽실이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몽실이는 유기견으로 떠돌다가 어느 날 부모님 눈에 띄어 그와 함께 살게 되었다. 

당시 몽실이는 이미 노견이었고, 어린 그의 눈에도 어딘가 아파 보였다. 하지만 그의 부모님은 몽실이를 한 번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몽실이는 그렇게 병원 한 번 가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탓도 있었고, 그 시대엔 그게 보편적인 일이었다.


그는 몽실이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세월이 흘러 직접 반려동물을 키우게 된 그로서는 몽실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달큰이를 발견하고 '치료만이라도' 해주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도, 임보 중인 고양이들의 병원 치료에 열성을 다하는 것도 모두 몽실이의 죽음이 그에게 준 영향 때문이다.


“어렸을 때 몽실이 병원 한 번 못 데리고 간 게 한이 맺혀서 그런지, 제가 좀 과하게 케어하고 그런 면이 없다고는 못 하죠. 인정은 하는데 그렇다고 막 풍족하게 해 주지는 못하거든요. 그래도 여력이 되는 한,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은 최대한 케어해주려고 노력하는 거예요. 많이 해주는 것처럼 보여도 진짜 잘해주는 사람에 비하면 그런 것도 아니에요.”


(왼쪽부터) 첫째 치즈, 셋째 둥이, 둘째 동이


나는 아직 부족하다는 그의 말이 진심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에게는 더 잘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 부족함 없이 키우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 있으니까.


그는 임보 중인 6마리의 고양이가 따뜻한 가족을 만나 자신의 울타리를 떠날 때까지, 엄마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성하연 님이 꼭 해주고 싶은 말


“직접 키웠을 때 생길 여러 안 좋은 상황을 미리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키울 때는 함께 살기 위해 그 동물의 성격이나 특성을 잘 파악해야 되고요. 특히 아팠을 때나 응급상황이 생겼을 때 대처방법 등 건강관리 방법에 대해서는 공부할 게 너무 많아서 키우면서도 계속 공부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절대 쉽게 생각하지 마세요.”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내게 욕먹을 각오로 인터뷰하는 거라며 무심한 듯 말했지만, 나는 내심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글을 정리하면서 걱정은 사라졌고, 용기를 내어준 그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도 많은 사람들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펫 숍으로 향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그랬던 것처럼 '내 가족'에만 국한되었던 관심과 사랑이 점차 더 넓은 의미의 동물사랑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아마 그 또한 같은 마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것일 테니.  



글 / 자유지은



관련 글 


무지개다리를 건널 때까지
외눈박이가 된 품종묘
제주 당근밭에서 멍줍했습니다
가족을 잘 만나야 견생이 핀다
임신한 고양이는 갈 곳이 없었다
고양이 집사가 얼마나 힘들게요
죽음의 문 앞에서 살아 나온 강아지
견생2막에 파양은 없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