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분의 6박자, 타란텔라, 생상스의 초기 작품입니다.
이탈리아의 민속 춤, ‘타란텔라’는 두 가지 유래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이탈리아의 남부 도시 타란토에서 발생했다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타란튤라’라는 독거미의 이름에서 왔다는 겁니다.
오래 전 사람들은, 이 거미에 물리면 독을 몸 밖으로 빼내기 위해서
격렬한 춤을 춰야한다고 생각했는데요,
히스테리에 가까운 우울증인, ‘타란티즘’을 치유하기 위해서,
몸을 격렬히 움직이는 타란텔라 춤에서 치료의 효과를 기대했던
중세 사람들의 믿음에서 유래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타란텔라’라는 이름이 등장한 건
음악사에서 중세시대에 해당하는 15세기부터입니다.
하지만 타란텔라가 하나의 음악 작품으로 쓰이기 시작한 건 19세기의 일이에요.
리스트나 사라사테는, 기교를 자랑하기 위한 독주곡으로 타란텔라를 썼습니다.
무척 빠르고, 연주하기 어렵고, 연주효과가 확실한 곡들입니다.
빠른 템포의 8분의 6박자로 쓰인 타란텔라의 악보를 펼치면,
쉴 새 없이 뛰어다니는 듯한 8분 음표가 가득합니다.
여섯 박자는 상당히 빠른 템포로 진행되기 때문에,
8분 음표 세 개를 한 묶음으로 묶어서, 크게 두 박자로 느껴지기도 하죠.
프랑스가 자랑하는 한 명의 음악 신동으로 등장한 작곡가 카미유 생상스는,
1857년, 스물두 살의 나이에 <클라리넷과 플루트를 위한 타란텔라> 작품 6번을 썼습니다.
이 곡은 생상스가 출판한 여섯 번째 악보로, 매우 초기의 작품이지만,
악기들의 유쾌한 주고받음, 경쾌한 운동감이 살아있는 곡으로 꼽힙니다.
어울림 가운데 장난스러움과 유머도 발견하게 되는데요,
본래 독주 플루트와 클라리넷,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으로 쓰였지만,
현재는 오케스트라를 대신한 피아노와의 실내악으로 연주되곤 합니다.
생상스는 이곡을 피아노 듀오로 편곡하기도 했다고 하니까요,
작곡가 자신에게도 참 맘에 드는 곡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탈리아에서 유래한 여섯 박자 타란텔라 춤에,
프랑스적인 세련된 아름다움을 입힌 생상스의 곡,
플루트와 클라리넷, 피아노를 위한 타란텔라 Op. 6을 통해서
여섯 박자, 생기가 넘치는 춤, 타란텔라를 만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