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취미와 취향의 시대입니다. 언젠가 회사에 다니면서 취미로 첼로를 배우는 지인에게 ‘반려 악기’라는 말을 처음 들었습니다. ‘음악을 하는 나’가 진짜이고 ‘회사의 나’는 부캐(부캐릭터)일 뿐이라는 말에 한바탕 웃었지만, 살아가면서 ‘반려 취미’ 하나쯤은 있는 게 좋겠구나 생각했던 순간이었습니다.
<취미 부자와 살고 있습니다>는 ‘취미 만렙’의 남편과 살면서 겪은 여러 에피소드들을 모았습니다. 한편으론 남편의 취미에 스며들 듯 빠져든 제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어쩔 수 없이 남편에 대한 폭로(?)도, 저의 자잘한 불평(?)도 늘어놓게 되었네요. 하지만 글을 쓰면서 하나하나의 취미에 수많은 추억이 서려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현재진행형인 우리의 취미 생활이 은근히 기대된다는 점도요.
어쩌면 상대방의 취미를 인정하고 공유하면서 사는 게, 나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방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2인분의 취미가 삶의 밀도를 높인다고 할까요? 저희 부부는 이제 무엇도 별로 새롭지 않은 나이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럴수록 살면서 크고 작은 이벤트를 마련하는 일이 삶의 허무를 이기는 방법처럼 느껴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행도, 라이딩이나 마라톤 대회도 삶을 구성하는 하나의 이벤트로 자리잡은 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브런치 연재를 하다 보니 실수도 있었는데(발행 후 글의 순서를 조정할 수 없다는 걸 뒤늦게 알았네요^^;) 관심을 가지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로 남기고 싶은 취미 이야기가 아직 남아있지만, 여기서 이번 연재는 일단락을 지으려고 합니다. 더욱 짜임새 있는 글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