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나름의 신년계획으로 한 달에 책 한 권 읽기라는 목표를 세웠었다. 근데 하필 책 선정을 잘못해서 1월부터 아들심리학(마이클톰슨/댄킨들런 공저, 527쪽), 비커밍(미셸오바마, 528쪽), 양육가설(주디스리치해리스, 624쪽)과 같은 500쪽 이상 두꺼운 책들만 읽다보니 한 달에 한 권은 커녕 두 달에 한 권도 못 읽을 판이 되었다. 진도나가기도 지리한 덕에 책 읽기에 흥미가 뚝 떨어지려는 찰라 내가 사랑하는 추리소설류로 눈을 돌려 고른 책이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그런데 이 책도ㅋ 488쪽이야ㅋ.
초중반 흡입력이 대단해서 두께가 무색하게 단숨에 읽을 수 있었던 책. 과잉기억증후군이 있는 전직형사가 고교총기난사사건의 범인을 쫓다 범인이 본인의 가족을 살해한 인물과 동일인물임을 알게되며 벌어지는 사건을 서술한 작품인데 인물에 대한 세세한 묘사와 흥미로운 줄거리가 더해져서 오랜만에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었다. 단, 결말과 범인의 개연성엔 다소 무리가 있는 편.
위 소설이 너무 재미있어서 연달아 읽은 후속작 '괴물이라 불린 남자'.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의 주인공인 에이머스 데커가 이전 책에서 인연이 된 FBI 요원, 기자와 함께 한 팀이 되어 미제 사건을 추적한다는 내용인데 주인공인 에이머스 데커의 천재성(과잉기억증후군)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주변부 캐릭터들이 주인공에게 수동적으로 설명만 요구하는 식으로 지루하게 그려져 전작보다 재미가 덜했다. 특히 표지를 장식한 미제사건의 피해자인 '멜빈 마스'는 초반의 등장과 가진 파워, 서술된 캐릭터성을 드러낼 전개가 전무해서 안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