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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투더 맥북

맥북프로 14인치(1)

by NEOSIGNER Feb 28. 2022




난 다

계획이 있구나


나에겐 10년 된 맥북에어가 있다. 2012년에 구입한 기본형 모델로 포트폴리오라는 걸 처음으로 만들었고 8시간씩 걸리는 렌더링(그것도 부트캠프로)도, 코딩도 모두 그 하나의 맥북으로 했었다. 취직하면 그때 당시 처음 나왔던 레티나 맥북프로를 산다고 다짐했었지만 회사에서 맥북을 지원해주기에 나의 두 번째 맥북은 계속 없어왔다.



10년 전 맥북에어10년 전 맥북에어



2년을 고대하며 산 5K 디스플레이의 아이맥은 인테리어 역할을 더 충실히 하고 있었고 아이패드 프로와 매직 키보드도 그 쓰임새가 분명했다. 물론 회사에서 지급받은 맥북이 있긴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회사 물품이었다. (슬슬 지름의 명분을 구체화 하기 시작한다.)



안녕 아이맥..안녕 아이맥..


그러던 중 새로운 맥북 프로가 출시되었다. 꽤 오랜만의 풀체인지라 성능부터 디자인까지 호기심을 갖기 충분했지만 늘 그렇듯 문제는 가격이었다. 그리고 나름 치밀하게 짱구를 굴린 끝에 다음 공식을 찾고 말았다.


아이맥 + 아이패드 = 새로운 맥북프로 14인치 깡통형





가장 긴 

기다림


애플은 신학기를 맞아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제품 가격을 깎아주는 게 아닌 에어팟을 덤으로 주는 프로모션 (정말 애플은 할인이란 개념을 모르는 거 같다.)인데 작년까지는 학생이 아니어도 구매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올해는 깐깐한 대학교 인증 절차가 추가되었다. 


안녕안녕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나니.. 와이프 학교 계정을 이용해 주문을 하였고 정확히 1달, 무려 32일을 기다린 끝에 제품을 받을 수 있었다.





백투더

맥북


이번 새로운 맥북에 대한 공통된 의견은 성능은 좋으나 두껍고 못생겨짐이었다. 14인치는 무겁고 16인치는 못 들고 다닐 거 같은 무게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정말 오래된 옛날 맥북을 떠올리게 한다. 외곽으로 갈수록 얇아지는 기존 디자인이 아닌 일정한 두께의 디자인은 날렵한 맛은 덜하지만 그만큼 단단함을 준다.


그리고 이 단단함은 좀 더 무거워진 무게와 mini LED 디스플레이로 좀 더 두꺼워진 상판, 그리고 하단의 맥북프로 음각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 단단함의 마무리는 상판의 애플 로고가 담당하고 있다.



하판에 이름표하판에 이름표


얼핏 보면 정말 크게 느껴지는 이 애플 로고는 옛날 맥북과 달리 더 이상 빛이 나오진 않지만 빛 대신에 사이즈로 그 존재를 명확하게 드러낸다. 14인치 모델에서 상대적으로 더 큰 이 로고는 맥북에어와 기존 맥북프로를 구분하는 첫 기준 역할도 하고 있다. 단단하고 투박하지만 강조가 확실한 디자인, 참 마음에 든다.




애플만의

뻔뻔함


애플은 ‘없애기’의 달인이다. 아이폰에서는 이어폰 단자를 없애고 무선이어폰 시장을 키웠고 맥북에서는 USB-C단자와 이어폰 단자만 남겨놓고 기존에 잘 있던 HDMI, SD카드 슬롯을 없애고 USB-C 허브 시장을 키워냈다. (참 고맙다 애플) 그뿐만이 아니다. 


터치바를 넣으면서 ESC키와 Fn키를 없앴고 별 불만이 없었던 키보드 메커니즘을 바꾸고, 참신하다고 평가받던 맥세이프 충전단자도 없애버렸다. 사람들은 불편보다 애플이 제안한 인터페이스에 적응하고자 노력했고 USB-C 허브는 무조건 사는 제품이라 여기며 필수적으로 구매해왔다.



이제는 어색하기까지 한 HDMI이제는 어색하기까지 한 HDMI



그랬던 애플이 이번에는 뺐던걸 다시 넣어줬다. 무려 풀사이즈 HDMI 포트, SD카드 슬롯, 심지어 맥세이프까지 넣어줬다. 더 놀라운 건 이걸 무슨 새로운 기술인 것처럼 소개하는 대목이었다. 빼 달라는 의견 없이 빼놓고선 의견을 수렴해서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냈다고 포장하는 애플,  앞뒤가 안 맞아 보이지만 애플만이 할 수 있는 그 뻔뻔함이 대단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안 쓸 맥세이프앞으로도 안 쓸 맥세이프



HDMI 포트는 너무 편하다 못해 어색하기까지 했다. USB-C 허브 없이 미팅에 참석하는 게 이리도 불안할 수가.. 마찬가지로 허브 없이 카메라의 사진을 불러오는 경험은 애플이 설명한 것처럼 마치 신기술인 게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였다.


단, 맥세이프는 아니었다. 새로운 페브릭 재질의 케이블과 더 빨라진 충전 속도가 강점이지만 맥세이프를 어필하기엔 이미 애플이 USB-C 케이블 시장을 너무 키워놨다. 충전은 기존처럼 USB-C로 하고 있고 맥세이프 케이블은 박스에서 꺼낸 적이 없다.



전체적이 마감은 당연히 좋다전체적이 마감은 당연히 좋다


전체적인 디자인, 다시 돌려준 인터페이스 모두 만족도가 높은 제품이다. 

다음 글에서는 실제 경험과 관련된 기능에 대해 적어보고자 한다. 

(비싼 만큼 두 편 정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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