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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아누 Oct 25. 2024

#5. 방황

시집: [사람은 구름이 아닌 땅을 걷는다]


발자국


사계절을 제자리에서 방황해도

발자국이 찍히는건 겨울뿐이다


눈이 내리면

나는 고민이 많은 사람

눈이 녹으면

나는 정체된 사람이된다


나를 보호해줄 계절을 기다리다보니

신발에는 어느새 꽃과 낙엽, 다시 눈송이가 쌓인다


오직 겨울만이

방황했던 시간을 담고있다




성(性) 정체성


하염없이 추락하는

다비드상의 머리

하필이면 그곳에 맞아

남자의 자존심도 함께 낙하


오랜 고민끝에

머리 없고 거기 없는 조각상은

조각가의 손끝에서 새롭게 탄생했다


아프로디테의 머리를 결합했고

민망했던 그곳은

음푹 패이게끔 두드렸다


완성된 작품은

강인한 몸을 가진 아름다운 여신

이에 만족한 조각가는

흐뭇한 표정으로 립스틱을 바르고 


.

.

그일까?

그녀일까?


다비드일까?

아프로디테일까?


누구일까?

무엇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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