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사람은 구름이 아닌 땅을 걷는다]
조약돌
그 사람이 그리울 때마다
밖에서 작은 조약돌을 하나씩 주워옵니다
어느덧 선반 위는
각지에서 주어온 돌로 가득합니다
돌을 버리기엔 아까워서
빈 어항을 사고 물을 붓습니다
모아왔던 조약돌을 풀어놓고
작은 거북이를 하나 샀습니다
거북이는 나의 추억위에서 살지만
바닥의 돌을 의식하진 않습니다
더는 돌을 주어오지 않는 나도
그 사람을 잊은듯 살아갑니다
아주 가끔 다시 그리울때면
거북이를 봅니다
늘 고개를 지켜든 모습이
돌을 신경쓰지 않는건지
애써 외면하는건지
나 역시 알 수가 없습니다
케이크
네가 사고로 떠나간 이후로
너의 생일은 우리의 나이 차이를 기록하는 날이 되었다
네개의 촛불은, 빠르게 줄어들어
재작년에는 처음으로 촛불 없는 케이크를 먹었고
불빛은 다시 늘고 있다
처음에는 울기만 했던 너의 생일도
시간이 지날수록 웃음이 많아진다
더는 나만이 추억하고 싶은 날이 아니기에
내년부터는 촛불을 없애야 할지도 모르겠다
모두들 너를 많이 그리워한다
네가 살았던 날들보다 몇 배의 생을 살게될지라도
다시 만났을때는 초가 없었던 시점으로 돌아가서
같은 나이의 모습으로 만나고 싶다
해주고 싶은 말이 많다.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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