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사람은 구름이 아닌 땅을 걷는다 ]
치킨 런
철조망에 걸려
넘어진 닭 한 마리
포수는 장전된 샤냥총으로
닭을 겨눈다
결국 총성은 울렸지만
철조망에 끼인 깃털은
닭의 묘비가 되었다
깃털은
먼 미래에 혁명의 신호탄이 되어
다음 세대의 깃발이 되었다
라일락 꽃
나 가거든
라일락꽃 한 다발을 냇가에 풀어주어라
정처 없이 떠돌다 바위에 부딪혀
내천의 한 귀퉁이를 장식하리라
알지도 못한 채 태어나
평생을 의문 속에 살아왔으니
마지막은 자유롭게 물을 여행하다
어디에 닿든 끝은 연보랏빛 물결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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