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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아누 Oct 25. 2024

#7. 죽음과 의미

시집: [사람은 구름이 아닌 땅을 걷는다 ]



치킨 런 


철조망에 걸려

넘어진 닭 한 마리

포수는 장전된 샤냥총으로

닭을 겨눈다


결국 총성은 울렸지만

철조망에 끼인 깃털은

닭의 묘비가 되었다


깃털은

먼 미래에 혁명의 신호탄이 되어

다음 세대의 깃발이 되었다




라일락 꽃


나 가거든

라일락꽃 한 다발을 냇가에 풀어주어라


정처 없이 떠돌다 바위에 부딪혀

내천의 한 귀퉁이를 장식하리라


알지도 못한 채 태어나

평생을 의문 속에 살아왔으니

마지막은 자유롭게 물을 여행하다

어디에 닿든 끝은 연보랏빛 물결이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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