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절차법 시행 10년째지만...공무원들 갑질에 힘겨워하는 구직자들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이 모(54)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씨는 경기도 ○○시에서 공고한 임기제 공무원 취업에 응모했다가 탈락했다. 지원시 제출했던 채용서류를 반환받기 위해 채용 담당자에게 '반환청구서 양식을 보내달라'고 이메일을 보냈지만 일주일이 지나도 아무 답변이 없었다.
8일후 담당자에게 전화를 했더니 "찾으러 직접 와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씨가 "채용서류를 왜 직접 찾으러 가냐?"고 이의를 제기하자 담당자는 "그러면 찾으러 오진 않아도 된다"며 말을 바꾸고 "청구서와 신분증 사본을 등기우편으로 보내라"고 추가 요구한 것.
이씨가 "채용절차법도 모르냐"며 다시 강하게 항의하자 담당 공무원은 그제서야 채용서류를 등기우편으로 반환했지만 이씨는 불쾌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고 한다. 반환청구서를 제출한지는 9일이 걸렸지만 반환을 요청하기 시작한 이후 20일만에야 채용서류를 돌려 받은 것이었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는 이 아무개(55)씨도 지난 2월초 경기도의 ○○시 임기제 공무원 취업에 응모했다가 탈락했다. 역시 채용서류를 반환해 달라고 하자 ‘반환청구서는 이메일로만 보내면 되지만 원본 서류는 착불로 보내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씨도 이에 항의하자 ○○시는 아무 설명도 없이 등기로 채용서류를 등기우편으로 슬그머니 반환했다. 15일만이었다.
채용절차법 시행 10년째이지만...내용도 잘 모르면서 구직자 힘들게 하는 공무원들
구직자가 입사 지원 이후 불합격할 경우 졸업증명서와 경력증명서 등 관련 서류들을 반환해주는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아래 채용절차법)은 지난 2014년 1월에 제정됐다. 이미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채용서류 반환 과정은 구직자에게 힘겹기만 하다.
채용절차법에 따르면 반환 청구는 서면 또는 전자적 방법(이메일) 등으로 할 수 있다. 위 사례처럼 반환청구서를 등기우편으로 보내야만 반환해 주겠다는 것은 일종의 갑질로도 볼 수 있다.
이미 채용서류중에는 본인을 확인할 수 있는 주민등록초본 또는 건강보험득실확인서 등의 서류가 첨부되기에 본인인지 아닌지 그 여부 확인이 충분한데도 신분증 사본을 추가로 보내야만 반환해준다는 것도 규정에 없는 자의적 요구다.
채용서류를 반환해줄테니 우편료는 구직자가 부담하라는 착불 요구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관련 법에 채용서류 반환에 소요되는 비용을 구직자에게 부담하게 할 수 있는 조항이 있긴 하지만 ‘채용서류의 반환에 소요되는 비용은 원칙적으로 구인자가 부담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구직자 부담 줄이고 권익 보호하려면 공무원들 교육 철저히 해야
문제는 법 시행 10년이 지났지만 공무원들이 이 채용절차법에 따라 채용서류를 반환하는 방법이 다 제각각이라는데에 있다.
반환청구서를 이메일로만 받아도 되는데도 자의적으로 등기우편 송부를 요구하거나, 반환 서류를 찾으러 오라던가 착불로 보내려고 하는 경우들이다. 우편료가 아까워서라기보다는 소액을 제출하기 위해 회계서류 품의하는 것을 귀찮아 구직자에게 은근슬쩍 비용을 떠 넘기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문제는 많다. 관련 법률에는 ‘채용서류를 홈페이지 또는 전자우편으로 받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대부분 지자체들은 채용서류를 직접 방문해 접수하거나 우편으로 제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각종 증명서도 지자체마다 어느 곳은 3개월 이내 서류를, 또 어느 곳은 6개월 이전 서류를 요구하는 등 다 제각각이다.
채용 과정에서 구직자가 제출하는 채용서류의 반환 등 채용절차에서의 최소한의 공정성을 확보해 구직자 부담을 줄이고 권익을 보호하려면 그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부터 이 법의 취지와 목적을 철저히 교육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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