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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라 Jan 03. 2017

사랑은 솔직하게

솔직하지 못한 연애는 망한 연애보다 슬프다



1. 솔직함은 찌질함과 다르다


흔히 연애에서 솔직해지라고 조언하면

찌질해 보일까봐 두렵다고 얘기한다.

자기 안에 있는 생각이란 거 대부분 옹졸한 것들이라 여겨서 이걸 다 얘기한다는 것이 겁나는 것이리라.

그러나 마음 가짐 자체를 다르게 먹지 않는 이상 마음에 옹졸한 것이 들어있다면 그걸 말 안 하고 있는 게 더 '찌질한 상황'을 만든다.


질투가 나는데 그게 자존심 상한다고 숨겨봐야 눈빛과 행동에서 튀어나오고 그건 상대를 더 숨 막히게 하고 날 없어 보이게 한다.


사랑하면 당연히 질투 난다.

종교적 수준의 믿음이 존재하거나 많이 사랑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

사랑하는 연인끼리라면 누구나 질투를 한다. 단지 질투를 어떻게 표현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어차피 할 질투라면

더 속에서 꼬이고 뒤틀리고 속상해 썩기 전에 초장에 정확한 언어로 말해야 한다.

내가 초반부터 정확한 언어로 어떤 상황이 힘든지 반복적으로 이야기했지만 상대가 계속 말썽이라면 우리의 선택은 미련 없이 정확해진다.



2. 솔직함은 막말과도 다르다


"내가 좀 솔직해"라며 막말로 연인의 가슴을 수시로 후벼 파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연애에서의 솔직함은

내 기분대로 아무 말이나 하고 화내고 잔소리하고 개지랄하는 것과는 좀 다르다.  
내 감정을 그때그때 정확한 언어로 말하되

상대방의 감정도 충분히 고려하며 말하는 것이 건강한 솔직함이다.


이것은 솔직함의 목적의 문제이다.

즉 그냥 나 답답하니까 아무말 대잔치 하고 싶어서 하는 솔직함인지

관계의 문제와 자신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한 솔직함인지의 문제이다.

아무말쟁이들 같은 경우에는

말은 자신들의 막말이 소통을 위해서라 하지만 그런 소리는 무시하자.


물론 솔직함은 늘 달콤하지만은 않다.

때론 바늘같이 가슴을 찌른다.

하지만 누가 들어도 히스테리이고 막말을 위한 막말과 바늘일지언정 체한 손을 따서 속이 풀리게 하는 말은 다르다.


누구나 자기 안에
어린애, 못난애가 있다.
그걸 정제하지 않고 쏟아내는 건 솔직함이 아니라 폭력이다. 누구도 감당할 수 없다.
못나고 미친 나는 나 스스로 살아가며 조금씩 극복해야 한다.
상대에게는 지금 내 상태가 좋지 않고 힘들다, 하지만 극복하려 노력 중이고 너도 그 부분을 조금씩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말하는 게 솔직함이다.

3. 솔직해진 뒤에 모든 것은 다시 시작된다


내 마음에 괴물이 들어차있으면 솔직함은 괴물을 세상에 꺼내놓는 일인 거 맞다.

그렇기 때문에

내 안에 괴물을 극복하고 나를 미워하지 않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이 괴물 극복 또한

괴물 마저 세상에 낳은 뒤 어떻게 생긴놈인지 봐야 컨트롤이 가능하다.

이런 내가 너무 싫고 두렵겠지만

아주 작은 것부터 내 안의 이야기들을 꺼내보고 그에 대한 연인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늦지 않았다.

진짜 늦은 때가 온다, 지금은 정말 늦지 않았다.


어쩌면 당신의 솔직함에 연인은 떠나갈 수도 있다.


사실은 내가 이러이러한 문제가 있었다고 고백했을 때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서 떠날 수도 있고

지속적으로 당신을 힘들게 하는 문제들을 꺼내놨을 때 상대가 그 부분에 대해 극복할 의지와 여력이 없다면

남은 것은 이별 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잘못된 것은 문제 상황이었지

솔직함 때문이 아니다.


마음을 숨기고 숨기다가

꼬인 말과 행동으로 서로를 찢어가느니

내 안에 괴물을 보여주고 이별하는 게 낫다


4. 나를 위한 솔직함


내 감정이 폭발하기 전에 언어로 표현할줄 아는 것

자신의 좋은점과 나쁜점 모든 것에 정확해지는 것은

나를 둘러싼 공동체를 편안하게 해주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나에게 좋다.


사회에서도 한 겹 두 겹 가면을 쓰고 눈치만 보는데 사랑에서까지 가공시킨 모습으로 유지하는 게 도대체 우리의 인생에 무엇을 이롭게 할까.


나는 알고 있다.
망설이고 솔직하지 못했고 용기 없었던 것이 불러왔던 그 미칠듯한 고통과 후회를.
어떠한 '망신'도 후회라는 녀석보다 크진 않다는 것을.
나의 영광도 나의 슬픔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렇게 만들어진 관계는 모래성과 같다는 것을.


그래서 난 적어도 사랑과 관련된 일이라면
최대한 나 자신을 속이려 들지 않는다.
기다리고만 있지도 않는다.
잡아야 할 기회가 있다면
내가 여자라해서, 자존심, 상처 같은 게 무서워서 멈춰있지 않고 잡는다.
적극적으로 내 주변 상황을 만들고
해야 할 말을 꼭 한다.
무모할 정도로 용기 있다 보니

소심해서 뭐 먹고 싶은지도 말 못 하던 내가 이젠 결과도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됐다.





"잘 되지도 못할 텐데 뭐하러 고백해"
만큼 어리석은 말이 없다.
우리는 '연애 성사'만을 위해 고백하는 것일까?
고백, 나의 솔직한 이야기들을 하는 행동은 단순히 누군가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나의 마음을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말로 상대방에게 설명하는 일은, 스스로를 정리하고 확신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런 내 앞에서는 상대방도 끝까지 방패만을 올릴 수가 없다.

나의 패를 다 보여줬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내가 먼저 솔직해진다면 나 또한 내가 상상하고 추측만 했던 것이 아닌

그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진심을 들을 수 있게 된다.

그 결과는 물론 '성공'일 수도 '실패'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그 맥락과 상황을 가장 투명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며, 이건 혼자 아무리 연애 관련 책을 읽고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생각해도 절대 얻을 수 없는 것들이다.

다시는 인생에서 솔직하지 못하고 웅크리고 눈치 보던 그때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

내가 못났다면 고치면 되는 것이지
그걸 숨긴다고 달라질 것이 아니라는 것을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은
시시각각 바뀌고 어떻게 흘러갈지 몰라서
먼저 움직인 마음이 있다면 망설이지 않고 행동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친구의 어떤 말들도 내 추측도
내가 직접 말하고 움직여 눈 앞에서 본 결과와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내 용기와 솔직함이 만들어낸 인생의 드라마는 당장 몇 시간 뒤에도 일어날 수 있다 는 것을


모두가 잊지 않고 조금씩이라도 실천해보았으면 한다. 간절히
솔직함은 영원한 사랑을 보장할 순 없어도

후회없는 사랑은 보장하니까


새해에 하루 한번씩의 솔직함

꼭 실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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