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나의 대학시절
고물고물 혼자 카페에 앉아 글쓰는 것을 좋아한다.
책을 읽을 때 책 중간중간 눈물을 포장해 책갈피를 꼽듯 넣어두는 것을 좋아한다.
하루 일과가 끝나고 집 한켠에 혼자앉아 일기를 쓰는 것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인디밴드의 음악을 스피커를 켜서 틀어놓고 잠잠히 있는다.
한 책에서 ‘모든 인간은 그 자신의 세계, 그의 소우주 안에서는 말하자면 하나의 작은 신’ 이라는 말을 보았다.
라이프니츠의 말이다.
내 소우주 안의 사람들은 식물성 인간들이다.
동물성을 배제하고 사는 것이 그들의 삶이다.
그들은 식물성 심장을 가졌다.
원래 그들은 동물성 심장을 가진 사람들이었지만 용케 동물성 심장을 떼어내고 식물성 심장을 새로 달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그들의 삶에 있어서 더욱더 노력하고 보다 더 순화된 삶을 지향한다. 나는 내 세계의 사람들에게 식물성 문신을 새김으로 인해 그들 각각의 고유한 주체성을 부여한다. 여기서 문신을 새긴다는 것은 이 세계에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신앙심과 가치관을 드러내는 수단이다. 그들은 그들의 영혼을 위해 채식밥상을 차려 일용할 양식을 구하며 상상의 권태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멍이 든 쓴 과일도 입에 댈 줄 아는 사람들이다. 이곳에서의 사람들은 오늘도 누구보다 행복한 진저쿠키를 굽기위해 반죽을 하고 오븐을 연다.
위의 글은 제가 이십 대 시절 그림 작업에 대한 설명으로 쓴 글입니다. 동양화는 그냥 그림보다 손이 많이 가지만, 저는 여전히 동양화를 제일 좋아하고 사랑합니다. 어제는 오래간만에 클래스101 수업을 들으며 민화를 그렸습니다. 그리고 제가 직접 만든 (나무판을 만든 게 아닙니다) 동양화 화판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아직 미완성의 그림이지만 브런치에 한 번 중간과정을 올려봅니다. 반응이 괜찮으면 제 그림에 대한 글들도 브런치에 종종 올려보겠습니다.
그림은 때때로 나를 좌절하게 하지만, 대체로 막상 시작하고나면 치유의 경험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또 다른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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