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이 끝날까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작년에도 몇 번 이런 생각이 든 적이 있었거든.
그때는 착각이라고 생각하고 넘겼는데,
이번이 세 번째야
너랑 둘만 보다가 다른 사람이랑 같이 본 적이 없어서 처음에는 생각지 못했던 네 모습을 보는 게 좀 낯설었어.
이런 면이 있었나? 싶기도 하고, 내가 널 잘 몰랐구나 싶은 생각도 들고
전에 네가 다른 친구 얘기했을 때도 좀 놀랐었는데, 나는 네가 다른 여자한테 그렇게 하는 걸 보거나 들은 적이 없었잖아. 그때 좀 마음이 안 좋았어.
근데 그냥 친구사이에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
자꾸 네가 신경 쓰이고, 다른 사람들한테 잘해주는 게 너무 질투가 나는 거야.
너는 그냥 늘 하던 대로 하는 것뿐인데,
내가 자꾸 못된 마음이 생기더라고
나 전에 소개팅 얘기했었잖아. 사실 그때 진짜 너무 충격적인 게, 자꾸 네 생각이 나는 거야.
속으로 너라면 이렇게 할 텐데
너라면 이렇게 안 할 텐데 라면서.
진짜 너무너무 놀랐어.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어서.
내가 진짜 너를 좋아하는 건가
남자로 좋아하는 건가 친구로 좋아하는 건가
좀 떨어져서 냉정하게 생각해 봤어.
의식하지 못했었는데,
내가 어떤 남자를 만나던 그 기준이 너더라고.
진짜 놀랐다.
네가 남자로 느껴져. 그것도 좋은 남자.
궁금하기도 하고 보고 싶기도 하고 만나면 반갑기도 하고. 같이 있으면 편하고 즐거워.
나도 사실 이 얘기도 할까 말까 망설였는데,
충동적으로 얘기하고 싶진 않았고,
내 생각 정리해서 담담하게 말하고 싶었어.
그래야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서.
네가 좋아, 너 좋아해.
아, 진짜 부끄럽다...
예전의 내 성격 같았으면 고백을 거절당하면 바로 안 봤을 거야.
고백도 안 했겠지?
이런 감정이 드는 것도 스스로 당황스러운데, 내가 생각하는 ‘친구’ 랑 네가 생각하는 ‘친구’랑 개념이 좀 다른 것 같아서, 서운한 마음이 든 적도 있지만,
너도 나를 그래도 좀 괜찮은, 친구라고 생각해주는 것 같아서
그거면, 고백했다 차여도 계속 볼 수 있겠다 싶어서 용기가 좀 났어.
확실한 거는 친구든, 이성이든 구분하기 전에 너는 나한테 소중한 존재고, 나는 인간적으로 너라는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에 네가 거절해도 계속 친구로 지내고 싶다는 거야. 약간의 시간만 준다면.
그러니까,
천천히 생각해보고 말해줘.
지금 만나는 사람 있니? 좋아하는 사람 있어?
없으면 나도 진지하게 생각해봐 줄래?
너도 내가 여자로 어떤지 한 번은 생각해봐 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