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수련 교원연수에 갔을 때, 마음이 버려져서 즐거워하는 나에게 누군가 나중에는 세상을 위해몸을움직이며 마음을 버리는영농수련방법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지루하게 앉아서만 명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반가움이 일었던 기억이 난다.명상을 계속 해 보니 '영농'이라고 이름을 붙이지 않더라도,실제삶을 살아가면서남아있는마음의뿌리를찾아서버리는과정이매우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마음빼기 명상이 일상 속에서 쉽게 실천 가능한 '생활 명상'이기 때문에 습관까지버리고 삶을 바꿀 수가 있는 것 같다. 명상실에 앉아서도 어느 정도 큼직한 마음들을 퍼내면서 매 과정마다 정말 깨끗해서 다 버린 것만 같았다. 그러나 언제나처럼 숙제는 이어진다. 세상과더불어 살아가면서 숨어 있는 마음을 찾는 것이 마음빼기 명상의 마지막 숙제이다. 결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이번에 설명할 부분이마음빼기명상전과정을통틀어가장중요하다.
이번에는 마음을 '가시'로 표현하였다. 고슴도치의 가시가 아니라,손에 분명히 박혀 있는데 숨어 있어서 잘 보이지는 않는 조그마한 가시를 떠올리면 된다. 나는 아주 예민한 탓에 상처도 쉽게 받았고 모든 상처들은 가시처럼 마음에 가득 박혀 있었다. 오직 나의 상처 속에 갇혀서 다른 사람이 보이지 않았고 다른 사람의 말이 들리지도 않았던 것 같다. 뿐만 아니라 가시는 나를 찌르고 있기 때문에 살아가면서 받을 수밖에 없는 사소한 자극에도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마음빼기 명상으로 마음의 가시를 빼내고 나서야, 건드려도 아프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손에 가시가 박혀도 그것이 너무 작기 때문에 바로 알아차리지 못하다가, 그 부분이 어디에 닿기라도 하면 따끔한 통증에 비명까지 나온다. 그제야 우리는 그곳에 가시가 박혀 있었음을 알고 빼낼 수가 있다. 마음의 가시도 똑같다. 마음이 느끼는 통증이란 내 안에 그런 마음이 가시처럼 박혀 있기 때문에 오는 것인 셈이다.그래서 그곳에 가시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하게 된다. 마음빼기 명상 과정은 이렇게 마음에 박힌 가시를 빼는 과정이다.아프다고 해서 지금까지살아왔던 방식대로 회피하고 계속 덮어놓기는 싫었기에,직면할 용기만 있으면 완전히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는 빼기 방법이 참 고마웠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상처 입는 그 순간에는 상대를 탓하기 쉽다. 이때, 상대를 위하는 마음으로 입장 전환을 시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나'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상대가 나를 가시로 찌른 것 같지만, 마음빼기 명상으로 찾게 된 세상 입장으로 전환을 해 보면 '나'의 가시가 잘 보인다.상대도 아프다는 것을 인식하고 무엇을 도울 수 있을지 생각하는 순간,나의 고통에서 벗어날 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의 실마리도 보이기 시작했다. 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은 그만큼 '가까이'에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감사한 깨달음이었다.마음빼기 명상은 세상 자체인 본래 마음을 회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천이 따르지 않고 '나'만을 생각하면 분명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가시를 발견하는 과정이 썩 즐겁지는 않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마음빼기 명상을 어느 정도 진행한 다음이기 때문에 순간순간 '나'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이 매우 쉽다는 점이다.
'나'를 벗어난 입장이 세상 입장이고 세상 마음이 되었을 때 저절로 상대를 위할 수 있게 된다.마음빼기 명상으로 행복을 찾고 싶다면 이렇게 함께 숨은 마음을 찾는 과정에서 솔직하게 상처 받은 마음을 표현하고서로를 마음으로 끌어안을 수 있어야겠다.내 마음이 아픈 것은 상대의 탓이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그 누구의 탓도 아니다. 다만 내가 가진 '가시' 탓이다. 다행히도 가시는 버리면 버려지는 '가짜 마음'이다. 그리고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마음빼기 명상이 주는 희망은 그 마음이 '가짜라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모두와 더불어 함께 행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희망을 발견한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학생들이 행복한 교육을 꿈꾸던 나에게, 마음빼기 명상이 교육의 대안을 제시해 주었기 때문이다.가까운 사람이건 멀리 있는 사람이건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심으로 함께할 수 있다.나와 다르거나 이해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느끼는 불편함 또한 하나의 가시에 지나지 않는다.누구나 예외 없이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마음과 살아오면서 쌓인 마음이 습관이라는 이름으로 가시처럼 박혀 있다.색안경을 벗어 봐야 실제 세상이 보이듯이, 가짜를 빼 봐야 진짜가 보인다. 그 과정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참 감사하다.
함께라야 완성되기에, 이제부터가 시작.
7박8일 명상 연수에 갔던 것이 벌써 5년 전입니다. 마음빼기 명상의 심플함과 재미에 반해 버려서, 언젠가는 이렇게 알기 쉬운 그림으로 꼭 그려 보고 싶었습니다.어쩌다 보니 학교명상교육 수업자료 개발에도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기뻐하는 중이에요.
연수에서 명상을 경험한 선생님들의 반응은 저마다 달랐습니다. 그런데 스텝 선생님들은 어떤 경우에 대해서도 침착하게, 상대에게 맞추어 진심으로 도와주려고 하시더라고요. 남을 위하는 일이 진정으로 행복해 보이는 그 모습에 또 반해서, 저는 명상 과정을 얼른 마쳐서 연수 스텝도 하고 명상교육도 실천하고 싶다고 꿈을 꿨었지요.
다음 편부터는 본격적으로 저의이야기를 시작하게 되겠네요.명상으로 돌아본 '나'의 온갖 마음과 살아온 삶에 대한이야기입니다.교사로서의 정체성이 저에게 있어서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기는 하지만교사의 관점만으로 풀어가지는 않을 것입니다.행복한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 먼저 온전한 '나 자신'이 되고 싶었고, 그래야만 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