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수련 명상, 이것은 알고 하자
그림 - 김주희 작가님
[국어사전] 부작용(副作用)
1. 어떤 일에 부수적으로 일어나는 바람직하지 못한 작용.
2. [의학] 약이 지닌 그 본래의 작용 이외에 부수적으로 일어나는 작용. 특히 유해한 것을 이른다.
우리 가족 중에서 마음수련 명상을 하고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돈과 시간을 꾸준히 투자할 만큼 필요로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다른 어떤 것을 하더라도 똑같겠지만, 마음수련 명상을 하기 위해 돈이나 시간을 내는 것은 마음을 비우겠다는 마음을 내는 것과 같다. 그래서 마음수련 명상을 할 돈과 시간이 없다는 말은 마음을 비울 마음이 없다는 말이다. 무엇을 하든 그것으로 효과를 보려면 열심히 해 보려는 마음을 내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나야 말로 돈 때문에 가장 망설였었는데, 그 어떤 것보다 급하고 절실했기 때문에 다른 지출을 줄이고 마음을 버리는 데 마음을 냈었다. 그리고 그 돈으로 다른 곳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것을 얻었다. 우리 가족들도 힘들 때 그 마음을 버리면 문제 해결이 빠를 텐데, 돈이든 시간이든 당장은 여건이 되지 않는 것이 안타깝기는 하다. 그렇다고 조급할 것은 하나도 없다. 내가 먼저 마음을 버리고 나서 가족들한테 해줄 수 있는 것이 조금은 생겼기 때문이다(글 <꼰대 이해하기> 참고).
그런데도 나는 가끔 이런 소리를 듣는다.
"니는 마음수련 했다면서 왜 그러노?"
스스로는 지금의 나를 예전의 나와 비교했을 때 180도로 완전히 달라졌다고 느끼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차이가 미미한가 보다. 나는 여전히 짜증도 내고 화도 낸다. 내가 느끼는 변화란, 예전에는 담아두고 담아두다가 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서 폭발했다면 지금은 그 순간 내 감정에 솔직하며 내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내 주장과 하고 싶은 말도 더 잘하게 되었다.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버릇 없기는 마찬가지일 수도 있다.
사람들은 "마음수련"이라는 것에 대해 오해를 많이 한다. 마음수련을 해서 마음을 버리면 다른 사람을 수용해줄 수 있는 마음이 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 원하는 대로 다 맞춰주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기주도성과 자발성이 발휘되기 때문에 더 솔직하고 당당해진다. (이것 역시 저의 경우일 뿐, 개인차 있습니다. 지나치게 당당하고 솔직하던 어떤 분은 오히려 조금 부드러워졌다고 해요. 자기주도적인 사람이 되는 것은 확실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마음수련원 부작용 첫번째는 그러한 남들의 편견과 부딪히게 된다는 점이다. 상대방의 생각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예방이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갈등이 바로 마음을 버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나에게 남아 있는 마음을 알게 해주고 나를 돌아볼 기회를 허락하기 때문이다(글 <숨은 가시 찾기> 참고).
"나를 돌아보고 버린다"는 마음수련 명상의 목적을 기억하고 그 때 올라오는 마음을 버려야만 갈등 해결의 열쇠도 쉽게 찾을 수 있다(글 <자기비하의 오류> 참고). 나를 미워할 사람은 내가 무엇을 해도 나를 미워할 것이고, 나를 좋아할 사람은 내가 무엇을 해도 나를 좋아할 것이다.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내가 그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이 없으면 그들의 평가로부터도 자유롭다.
마음수련을 한다고 해서 "짠"하고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분명히 큰 변화를 겪었지만 그것은 나도 모르는 새 서서히 이루어진 것이며 착한 사람이 된다는 것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언행일치가 된다는 점이다. 어떤 사람들은 안 괜찮으면서 괜찮은 척하는데 나는 괜찮아서 괜찮다고 한다. 그 괜찮은 것의 범위가 엄청나게 넓어져서 마음이 편안할 뿐이지 완벽한 사람이 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제대로 알고 했으면 좋겠다. 그저 타고난 대로, 가장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삶을 살 수 있다. 사소해 보이지만 이것이 완벽한 삶을 사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마음수련원 부작용 두번째는 다른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더라도 올라오는 내 마음 때문에 스스로 지칠 때가 있다는 것이다(글 <고장 난 수도꼭지> 참고). 부작용이라기보다 '명현반응'이라는 표현이 적절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끊임없이 올라오는 자신의 마음을 직면하고 버릴 용기를 내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도 보았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충분히 '부작용'이 될 수도 있다.
이것을 예방하려면 첫째, 모든 것이 내 모습임을 받아들이면 된다. 내가 화가 나는 이유는 내 마음 속에 화가 남아 있기 때문임을 기억하는 것이 좋다(글 <참으면 병 된다> 참고). 우울하면 내 마음 속에 우울한 마음이 남아서 그렇다는 것을 알면 된다. 그 감정에 매몰되지 않고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시간이 필요할 때도 있으니 조급하게 마음 먹기보다 편안하게 생각하고 인내하는 것도 필요하다.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
둘째, 함께 명상을 하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다. 명상을 먼저 경험해 본 도움님들은 명상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라서 "도움"이다. 필요할 때 언제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솔직하게 내 상태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날은 너무 하기 싫고 힘이 들어서 명상을 하지 않고 이야기만 나누더라도, 일단은 꾸준하게 명상센터에 가는 것이 중요하다. 혼자서 앓고 있으면 아무도 도와줄 수가 없다. 그러나 함께 하면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힘을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스스로 의지를 냈을 때, 나를 힘들게 했던 어떠한 마음도 결국에는 버려지는 것을 경험했다.
마음수련원 부작용 세번째는 마음이 진짜 없어진다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했듯 자신을 직면할 용기와 마음을 버리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꾸준히 빼기를 하기만 하면, 내가 상상했던 것 이상의 변화를 겪는다. 진짜 상상도 못했던 일이 일어난다. 나의 경우, 예전 같으면 화가 났을 일에도 아무렇지 않고 하고자 하는 말을 더 당당하게 피력할 수 있는 점이 많이 달라졌다. 그런데 사람들은 변화를 바랐으면서도 다른 곳에서는 얻지 못한 것을 쉽게 얻으니까 오히려 두려워 하기도 했다. "어떻게 이런 결과를 얻을 수가 있지? 여기 이상한 데 아니야?" 이상한 데 맞다. 내가 봐도 이상하다. (ㅋㅋ) 내 인생이 바뀌었으니까.
요리를 할 때 유용한 도구인 "칼"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서 목숨까지 앗아갈 수 있는 위험한 물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경우에도 "칼"에 죄를 묻지는 않는다. 글 <자기비하의 오류>에서 비유했던 것처럼 마음수련 명상은 단지 나만의 마음세상을 깨고 나올 수 있는 도구인, 강력한 "망치"에 해당한다. 그래서 이것은 알고 했으면 좋겠다. 이 "망치"는 용도에 맞게 사용해야 할 때만 그 효과가 탁월하다는 것을. 그것이 모든 부작용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애초에 부작용이란 건 없었다. 모든 것이 내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