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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작오작 Aug 20. 2024

#1. 이야기를 시작하며

귀차니즘이 매우 심각한 나는 글을 꾸준하게 잘 쓰지 못한다. 그럼에도 이렇게 내가 글을 써야겠다 시작한 것은 최근 내가 옆에서 보고 있는 것들을 기억하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무교였다. 정확히는 '신은 없다'라고 생각하며 살았던 사람이다.  


뉴스만 틀면 나오는 말도 안 되는 사건들. 그 가해자들이 잘 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신은 없다'는 것에 대한 생각을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가장 큰 계기가 된 사건은 정말 많이 사랑했던 친구가 서른 살이 되기도 전에 원인 불명으로 하늘나라로 간 일이었다. 회사를 다녀와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평범하게 잠이 들었던 내 친구. 잠이 들기 전까지 카톡으로 이야기를 나눴던 그 친구는 다음날 그렇게 눈을 뜨지 못했다. 그리고 그 친구의 장례식장에서 깊은 슬픔에 잠겨있던 나에게 들린 말.  


'신이 너무 사랑해서 먼저 데려가셨다.'     


난 이 말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다.


신에게는 짧은, 고작 100년 남짓한 인간 세계의 삶. 어떻게 보면 오만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신이 계신다면 사랑하는 자신의 아이가 그 시간을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지켜봐 주셔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순간까지도 생각나는 친구의 마지막 메시지. 친구의 '잘 자'라는 인사에 일이 너무 바쁘다는 핑계로 '내일 또 이야기할 거니까'라는 생각으로 답을 뒤로했던 그날 밤이 가슴속에 후회로 남아 오랫동안 내 마음에 갈고리처럼 박힌 채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난 후 '신은 계실 수도 있겠구나.'라고 아주 조금 받아들이는 사건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평범한 인간인 나는 요즘 참, 평범하지 않은 일들을 보고 있다.


이제 그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풀어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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