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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해 Oct 28. 2020

아름다운 은행나무에서 지독한 냄새가 나는 이유

완연한 가을이 찾아오며 거리는 온통 아름다운 노랑으로 물들었지만, 그와 동시에 고약한 악취도 함께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혹시 은행 열매가 없는 은행나무를 본 적 있으신가요? 아직 유심히 본 적이 없다면 다음부터는 거리를 걸으면서 유심히 관찰해보세요! 나무에도 암수 구분이 있는데, 은행 열매는 암나무에서만 열려요. 그리고 이 은행 열매는 사실 열매가 아니라 씨앗인데, 씨앗이니까 암나무에서만 열리는 것이죠!


은행 악취의 원인 '부티르 산'이 들어있는 파마산 치즈


은행 씨앗에서 지독한 냄새가 나는 이유는 곤충이나 동물이 종자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자기방어 체계로써 진화했기 때문입니다. 악취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씨앗 겉껍질 부근에 있는 부티르 산(butyric acid)이에요. 이건 파마산 치즈나 구토물에도 포함된 지방산인데요. 은행이 땅에 강하게 떨어지거나 사람에게 밟히면 겉껍질 조직이 공기 중에 노출되면서 냄새가 퍼져나가게 됩니다.


지자체의 낙과처리 작업현장 모습 (사진=전주시)


그럼 ‘처음부터 수나무만 가로수로 심으면 거리에 냄새가 안 나잖아?’ 할 수도 있을 텐데. 은행나무는 보통 적어도 15년은 자라야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을 수 있어서 암수구분을 할 수 있는 시점에서는 이미 은행나무가 훌쩍 커버린 뒤라고 합니다. 하지만 2011년에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은행잎을 이용해서 1년생 은행나무의 암수 DNA를 감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해요! 비용 문제 때문에 이미 자란 나무를 전부 교체하는 것은 어렵지만 새롭게 심는 가로수에는 이 기술을 활용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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