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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해 Jan 21. 2021

'나도밤나무', '너도밤나무' 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유

율곡 이이를 살린 밤나무 1000그루

‘나도밤나무’ 혹은 ‘너도밤나무’라는 나무 이름은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무슨 나무 이름이 저래?’ 싶은 이 친구들에게는 율곡 이이와 관련된 재미난 설화가 얽혀있어요. 그럼 잠시만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볼까요?


포켓몬 게임에서 풀베기 기술을 배울 수 있는 너도밤나무 숲

 

율곡 이이가 아주 어릴 적에 한 스님이 그의 관상을 보더니 이런 말을 했어요.


이 아이는 나중에 굉장히 큰 사람이 됩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호랑이에게 물려갈 팔자도 갖고 있으니 조심하시오!
 

신사임당은 이 말을 쉽게 지나칠 수 없었어요. 혹시 피할 길이 있느냐 물으니, 살고 있는 집 뒷산에 밤나무 1000그루를 심어 두고 언젠가 험상궂게 생긴 스님이 아드님을 보자고 하면 그것을 시주하라고 당부했죠!
 

이후 율곡 이이는 신동으로 이름을 날리며 쑥쑥 큽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정말로 험상궂게 생긴 스님이 집으로 찾아와 아드님을 만나야겠다고 했어요. 미리 밤나무를 심어둔 신사임당은 침착하게 뒷산으로 안내했어요.
 

앗..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하필이면 두 그루가 죽어있어서 뒷산의 밤나무는 998그루밖에 되지 않았어요. 제 아무리 현명한 신사임당이라 할지라도 이런 상황이라면 당황할 수밖에 없었겠죠. 스님은 갑자기 두 그루가 부족하다고 으르렁거리며 호랑이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바로 이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

??? : 나도 밤나무다!!!

호랑이 : 어 뭐야? 하지만 그래도 한 그루가 부족하다!


그러자 방금 소리친 나무는 바로 옆에 있는 나무에게 소리칩니다.

나도밤나무 : 야!! 너도 밤나무잖아!!!


밤나무, 나도밤나무, 너도밤나무 (출처 = 국립생물자원관)

결국 밤나무와 비슷하게 생긴 그 두 나무는 밤나무인 척하는 것에 성공해서 호랑이는 그대로 사라졌고, 아직 이름이 없던 두 나무는 각각 ‘나도밤나무’와 ‘너도밤나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때 밤나무를 많이 심어서 그랬는지 이 마을의 이름은 ‘밤나무 골짜기’라는 뜻을 가진 율곡(栗谷)리가 되었어요. 지금의 파주시 파평면 율곡리가 바로 그곳입니다! 이이는 자신의 호를 율곡으로 정하기도 했죠.


오늘날에도 지명으로 남아있는 율곡리

그럼... 나중에 지갑에 오천 원과 오만 원이 있으면 한 장씩 꺼내서 친구에게 재미난 설화 한 번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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