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천년간 고통받던 인류를 구원한 소의 고름
화이자에서 백신 임상 3상 중간결과를 발표한 뒤 코로나 종식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즘인데요. 언뜻 보면 한자로 보이는 ‘백신’의 어원이 ‘소’에서 왔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한 피해를 일으킨 병은 천연두입니다. 조선 시대 사람들에게 가장 무서운 존재 두 가지는 ‘호환 마마’였는데요. 여기서 호환은 호랑이, 마마는 천연두죠! 이 끔찍한 병은 전염성도 강한데 치사율까지 무시무시했기에 수 천 년간 전 세계를 휩쓸며 10억 명에 달하는 누적 사망자를 기록했습니다.
다행히도 1796년에 영국의 시골 의사 에드워드 제너가 ‘우두법’을 발견한 덕분에 천연두 예방법이 차차 보급되어 190년이 지난 1977년을 마지막으로 박멸될 수 있었습니다. 1970년 언저리에 태어난 분들의 어깨에 흉이 있는 걸 볼 수 있는데, 그게 바로 천연두 백신 접종의 흉터입니다.
소에게서 얻은 고름을 사람에게 주입하는 방식이라는 점 때문에 처음에는 환영받지 못했으나 우두법 진료를 받은 이들은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며 소의 고름은 인류를 구해내죠. 한편 소는 라틴어로 vacca라고 하는데, 여기에서 파생하여 우두법을 vaccination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19세기 중반에는 파스퇴르 박사(우리에게는 우유로 친숙한)가 콜레라와 광견병을 예방하는 의약품을 만들게 되는데요! 이때 우두법, vaccination의 앞 단어를 딴 vaccine이라는 이름을 쓰면서 이후에는 병을 예방하는 모든 의약품은 백신이라고 칭하게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