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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순 Jul 08. 2024

긴 인생을 위한 공동체, 화이부동

달빛서당 모임데이, 수성동 계곡

달빛서당 방학을 시작하며

매주 쓰던 달빛서당 일지 대신

긴 인생을 위한 (   )를

연재하고 있어.

첫 글의 제목은 풍류風流였어.



달빛서당 10기  학인들과 함께

소서小暑에 경복궁역 근처 식당에서 만났어.

경복궁 담벽을 따라 걷다

서촌의 아기자기한

골목을 헤맬 때 여행하는 설렘이 들더라고.


수성동 계곡은 교과서에서 봤던

인왕제색도가 절로 떠오르는

멋진 풍경이었어.


물소리가 커서 붙여졌다는

수성동 水聲洞 계곡의

물 흐르는 소리도 시원했어.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첨벙첨벙 할때는

여름이라는 지금 계절이 더 좋아지더라고.


계곡 옆에 있는 정자에 앉아

멋진 풍경 속

서로의 모습을 보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눴어.


어쩌면 좋은 계절의 좋은 순간을 함께 보내고 싶은 마음을 줄여서 우정이라 부르는 건지도. 우리는 그렇게 잊지 못할 시절을 함께 보낸다. 서로에게, 잊지 못할 사람이 된다.

제철행복, 김신지 에세이


단톡방에서 달빛서당 20기에는

경복궁에서 한복 입고

놀자는 이야기도 나왔어.

시경도  읊고

한국무용도 해보고 말이야.


거의 매달 모집하던

달빛서당 어른반을

계절별로 진행하는 것으로

바꾸고 긴 여름 방학을

맞이한 이유는 복합적이야.


매 계절을 나는데 필요한

마음의 양분을

고전에서 응축해서

나누는 게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실험해보고 싶어.


풍류 공동체


달빛서당에서 달님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싶은

방향도 선명해지고 있어.


생활이나 행동 또는

목적을 같이하는 집단인

공동체를 생각할 때

나는 같을 동同자보다

조화로울 화和가

더 진하게 다가오더라.


和는 원래 여러 가닥의

대나무관이 줄로 묶인

관악기의 모습에서

출발했다는 설명이 있어.


다르지만 조화롭게

울려퍼지는 和는

달빛서당이라는 공부 모임이

지향하는 방향이기도 해.


바닥을 드러내던

이야기가 이 여름을 지나며

차곡차곡 다시 쌓이고 있어

반가운 마음이야.


 ‘和而不同화이부동’은 《논어》에 나오는 말로 ‘조화를 이루지만 그저 남들 하는 대로 따라 하지 않는다’라는 뜻입니다. 타인과 어울리되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가 다채로운 문화와 생생한 생명력을 유지시키는 것이겠지요. ‘和而不同화이부동’은 다양성을 존중하며 공동체의 발전을 이야기할 때 많이 인용되는 말이기도 합니다. 불완전한 나와 더불어 불완전한 타인이 함께할 때 서로 조화를 이루며 나아갈 수 있습니다.

저는 달빛서당도 ‘和而不同화이부동’의 공간이라 생각합니다. 함께  씨앗 문장을 읽고 각자의 시선을 나눕니다. 타인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자신의 세계는 점점 더 넓어집니다. 혼자 읽는 것보다 글로 함께 다양한 시선을 공유하는 것이 더 재밌고 공부를 살아있는 활동으로 만듭니다.

달빛서당 사자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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