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eeting notes
...아무 이유도 모른 채 평범한 삶의 공간에서 범죄의 희생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무서워지는 요즘입니다. 무서움을 느끼는 건 일상을 영위하는 공간과 미지의 동기라는 요소가 합쳐져 나도 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일 것입니다.
매일 걷는 출퇴근길, 주말을 즐기는 쇼핑센터, 그리고 안락한 주말 밤을 보내는 집. 이런 곳이 안전하다는 믿음이 없다면 평범한 삶을 누릴 수 없을 것입니다.
범행의 동기를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 범죄의 원인을 파악한다면 제삼자에게 벌어진 사건과 나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게 되고, ‘나에게는 쉽게 벌어지지 않을 일’이라고 해석해 평범한 삶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이런 동기가 없거나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른다면, 그 피해자가 내가 되지 말란 법이 없기에 쉽게 공포가 퍼져나가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