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살이의 단점 5가지
지난 번에 트빌리시의 장점에 대해 적었으니, 이번에는 트빌리시 거주의 단점을 알아보기로 하자.
이번에도 역시 노마드들이 거주하는 도시의 특성을 잘 소개하는 'nomad list'를 먼저 살펴보기로 한다. 나란 새럼, 객관성을 중요시 여기는 새럼.
트빌리시의 각 항목에 대한 점수표이다. 현재 트빌리시는 날씨, 인종차별, 현지인 수입 수준,영어 사용, 공기의 질, 행복, 히팅 시스템, LGBTQ 친화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아니, 이 정도면 거주하기 안 좋은 거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의 경우는 장점으로 단점이 커버 가능한 수준인 것 같다. 만약 단점이 본인에게 치명적이라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노마드리스트에서 밝히는 트빌리시의 장점과 단점이다. 실제로 이곳에 살고 있는 나에게도 와닿을 만큼 꽤나 정확한 분석인 것 같다.
현재 단점에는 위에 언급했던 바와 같이, 날씨에 대한 부분이 3가지, 현지인의 영어 문제, 흡연과 공기 문제, LGBTQ에게 친화적이지 않다는 점 등을 꼽았다.
내가 느끼는 트빌리시의
단점을 솔직담백하게 적어보았다.
일단, 이 기준은 굉장히 주관적일 수 있음을
먼저 알리고 시작해 보겠다.
'조지아에는 조지안들이 산다'
이 말은,, 바투미에서 친하게 지내던 영국인 친구가 떠나면서 나에게 들려준 조지아를 떠나는 이유였다. 아니, 조지아에 조지아 사람들이 사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그렇지만, 그 조지안들이 당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내가 만난 그 어떤 외국인 친구 중에서 최고로 프렌들리한 친구였는데, 조지아에서 지내면서 현지인에게 상처를 많이 받았다.
가끔 현지인과 지내다 보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책임감이 없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일례로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고, 아무 연락도 없이 잠수를 타는 조지안들을 많이 만났다 ㅋㅋ
면접이나, 부동산 에이전시나, 미니밴 기사(덕분에 개고생 했다)까지, 아무런 대중도 없다. 조지아에 처음 온 외국인들은 이 나라 사람들의 무뚝뚝함과 무례한 태도에 상처를 받곤 한다.
(물론 매우 매우 좋은 분들도 존재한다..)
짧게 여행으로 조지아에 오는 경우에는, 사실 이런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있는데 오래 거주할 수록 현지인(특히 중년 남성분)들이 거칠다는 걸 느끼곤 한다. 역사적으로나 암울한 정치적 배경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긴 하다. 나는 무뚝뚝함이 오히려 편한 사람이라 괜찮은 편인데, 유럽 여행에서 만났던 서유럽 사람들의 밝은 환대나 미소를 기대하고 온다면, 이곳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조지아에는 애플과 스타벅스가 없다.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스타벅스에 간 건 다~ 이유가 있다.(이거시 고향의 맛!) 거주 초반에 맥북의 모니터를 깨 먹었는데 고치지도 못하고, 맥북을 다시 재구매할 수도 없었던 건.. 이곳의 애플 스토어가 없고 대부분 리셀러숍이기 때문에 금액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에어팟 프로 잃어버리고 새로 살 때 거의 울었다..)
물론, 세금 18%를 내면 외국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물건값+배송비+세금을 포함하고도 현지에서 사는 것보다 저렴하다.
여하튼 하고 싶었던 말은 조지아는 쇼핑하기가 좀 애매하게 어렵다는 사실이다. 특히 한국에서 손가락 까딱해서 새벽에 로켓 배송을 받는 배달의 민족이라면 더 그렇게 느낄 것이다. 외국인 그룹의 대부분의 문의는 '이거 어디서 사요?'이다. 찾아보면 어딘가에 물건이 있긴 하지만, 아마존같이 한 사이트가 아닌 각기 떨어져 있기에 발품을 팔아 쇼핑해야한다. 그래서인지 거주자들의 대부분은 해외 사이트 쇼핑과 해외 배송에 능숙해져있다. 조지안들 조차 아마존과 타오바오를 사용한다 ㅋㅋ
이런 배송 시스템에 대해선 나중에 또 심도 있게,, 작성해 볼 예정.
코시국에 바투미에서 살 때 정말 별의별 일을 다 겪었다. 포스팅으로 적으면 대하 장편 시리즈물이 될 듯.. 최근 트빌리시로 다시 이사 온 뒤로 이런 일은 거의 없긴 한데, 그래도 가끔 눈마주치면 말을 걸거나 윙크를 하거나 하는 인간(극혐)들이 있다. 이것 때문에 사람들과 눈을 잘 마주치지 못하는 습관까지 생겨버렸다. 사실 이 정도는 나이스한 편이라 그러려니 하는데, 현지인 동네는 더 심할 수도 있기 때문에 혼자 지내는 여자분께는 여행자 지역에서 지내기를 강추한다.
(여행자 지역:므츠타민다, 베라, 바케, 사부탈로..)
사실 트빌리시의 치안은 굉장히 좋은 편으로, 한국과 비교해서도 강력 사건의 발생율이 굉장히 낮다.
가끔씩 말을 걸거나, 기분 나쁜 눈초리로 쳐다보는 정도에 그치는 편이고 직접적으로 해를 가하거나 터치를 하는 경우는 없었다. (그래도 싫은건 싫은거다..) 캣콜링은 최근 이스탄불에서 어마어마하게 겪어서 오히려 트빌리시가 훨씬 낫구나 하기도 했고, 현지에서 지내는 다른 여자분들께 물어보니 내 경우가 좀 많이 당하는 케이스라고.
한국에서도 밖에 나가기만 하면 도쟁이나 신*지 등 각종 자기 피알형 인간들이 매번 말 거는 걸 보면, 아무래도 전 세계 호구를 알아보는 레이더가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항상 조심하자, 외국에선 아무도 날 지켜주지 않으니.
사실 이게 단점이 될 수 있을까 싶기도 한데, 간혹 영어를 전혀 못하는 현지인들이 있다. 평소 생활에서는 거의 못 느끼다가, 재래시장, 택시, 택배 배달 등을 사용할 때는 느끼곤 한다. 대부분 통역 앱이나, 손짓 발짓, 비루한.. 나의 조지아어를 사용하면 되니까 문제는 없는데, 전화 통화를 할 때는 조금 곤란한 경우가 있다. 그렇지만, 현지에 왔으면, 현지어를 사용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불편하다고 느낀다면 조지아어를 배우자(나는 안 불편하다!).
만성 비염인인 나는 거의 못 느끼고 지내는데, 서울 한복판에 오래 살아서 무감각해서 그런 것 같다.
트빌리시 자동차 중에 오래된 중고 자동차가 많아서 대기의 질이 좋지 않다고. 공기의 질은 트빌리시보다 바투미가 훨씬 좋기 때문에, 이 부분이 신경 쓰인다면 바투미 거주도 고려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