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30일 6:35am
5번째 울린 알람을 꺼버린다. 눈꺼풀이 무겁다. 6번째 알람에 겨우 이불을 걷어차고 이불속 따뜻한 공이를 날려버리며 셀프 찬 공기 자극으로 겨우 몸을 일으킨다. 6번째 알람에 일어나다니, 참 미련스럽다. 차라리 쭉 잠자고 첫 번째 알람에 반짝 일어나는 게 덜 피로할 텐데.
지난 저녁 갑작스럽게 정면으로 마주쳤던 길 고양이가 눈에 밟힌다. 검은색 얼굴에 흰색 무늬가 있었던 아이가 주차장에서 나오는 나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었다. 컴컴한 저녁에 까만 고양이를 마주치니 깜짝 놀라고 말았다. “엄마야!!” 뒷걸음질까지 치며 소리쳤다. 오히려 고양이가 더 놀랐는지 내 눈앞에서 순식간에 사라졌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고개를 빼꼼히 빼서 밖을 쳐다보니 까만 고양이 그 녀석이 살금살금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간다. 퍽이나 추운 요즘 날씨에 추위를 피하려나 보다. 놀란 마음은 진정되고 순간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영하의 날씨를 어찌 견뎌낼까 싶어서.
나는 항상 마음으로만 유기견, 유기묘 봉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현생이 바쁘다는 핑계로 봉사는 은퇴 후로 미루고 은퇴 후 할 일을 정했다는 든든한 마음만 간직한 채로 지낸다. 그런데 캄캄한 밤, 검정고양이를 마주치자 소스라치게 놀란 내가 유기견, 유기묘 봉사라니 어불성설이다.
상상만 하던 생각이 현실에서 벌어지면 예상과는 다를 때가 대부분인 것 같다. 일상에 지쳐 자연을 상상하면 시원한 바람과 따스한 햇살, 곱게 부서지는 파도 소리처럼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이 든다. 물론 현실에도 그런 순간이 있지만 매섭게 불어오는 바람, 타 죽일 듯이 뜨거운 햇살, 비바람이 몰아치며 천둥이 치는 것 같은 파도 소리가 들려오는 순간 또한 있다. 멋진 커리어 우먼을 상상했지만 종종 스트레스에 찌들어 있는 김 부장이 된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결국은 실천, 그 실천으로 인한 경험이 중요하다. 경험은 상상과는 다르다. 경험은 결국 이런 답을 준다. 이불 속이 제일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