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 예측이 가능해질까?
지난번에 언급했던 자폐증의 주요 원인 중에 하나인 유전자 이상에 대한 후속 연구 결과 유전자에 결함이 발생할 경우 자폐증이 발병하는 것을 재확인해주고 있다.
2017년 8월, 방사선학(Radiology) 저널에 게재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최초로 MRI를 사용한 대규모 연구에서 가장 흔한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자폐증 환자의 뇌에서 구조적 이상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이 구조적 이상은 해당 그룹의 인지 및 행동 장애와 일치함을 보여주었고 가장 긴급한 개입이 필요한 자폐증 환자를 식별하는데 메디컬 이미징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 질병통제 및 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자폐스펙트럼장애(ASD)는 미국에서 350만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발달 장애로 알려져 있다. ASD는 일반적으로 생애 초기에 증상이 나타나고 의사소통 문제와 반복적인 행동을 보인다. ASD 혹은 자폐증을 가진 많은 사람들은 16p11.2로 알려진 16번 염색체의 특정 부위에 이상을 가지고 있으며, 이 부위에서 발생한 염색체 삭제 및 복제는 ASD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유전적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워싱턴 대학의 줄리아 오웬(Julia P. Owen)은 “이 유전자가 삭제된 경우 대두증, 발달 지연 및 비만 위험성이 높아진다. 반대로 복제가 일어날 경우 소두증, 발달 지연 및 저체중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1세에서 48세의 유전자 결실 환자 79명과 1세에서 63세의 유전자 중복 환자 64명을 비롯하여 통제그룹으로 109명의 유전 변형이 없는 가족을 대상으로 구조적인 MRI 검사를 수행했다.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인지 및 행동 검사가 이루어졌고, 신경 방사선과 의사들이 발달 관련 이상을 대상으로 뇌영상을 검토했다. 그 결과 비정상 유전자를 가진 경우 뇌의 구조에서 확연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좌우 뇌를 연결하는 뇌량(corpus callosum)이 결실 그룹에서 비정상적인 모양으로 두껍게 형성된 것을 발견했으며, 복제 그룹에서는 얇게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명백한 차이도 발견했다. 결실 그룹에서는 뇌 후부에 위치하며 척수로 향하는 소뇌(cerebellum)의 확장을 포함하여 과성장을 보였으며, 복제 그룹에서는 백질이 감소하고 뇌척수액으로 채워진 빈 공간인 뇌실이 확장되어 저성장을 보여주었다.
연구팀은 결실로 인한 두꺼운 뇌량을 가진 그룹의 경우 일상생활에서 의사소통, 사회적 기술적 측면에서 결실이 있지만 구조적 이상이 없는 그룹과 비교할 때 더 힘든 상황을 보임을 발견했다. 복제 그룹에서는 언어적 IQ 점수 및 전반적인 지능지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16p11.2의 결실 및 중복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또한 주로 고기능 개인을 대상으로 수행된 연구와 달리 전체 그룹을 대상으로 수행했다는 점에서 상관관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 [1]
자폐증을 유발하는 유전자 이상이 뇌의 구조적 이상을 통한 발달 장애를 일으킨다는 것을 증명한 이 연구로 인해 유전자 검사를 통해 자폐증 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운증후군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임신 중 검사를 통해 태아의 건강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제시될 가능성도 있는데, 자폐증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 나오면 우리는 어떤 결정을 해야 할까?
1. https://www.eurekalert.org/pub_releases/2017-08/rson-mrs080117.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