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로부터 안전한 집 꾸미기
공습경보가 울렸을 때, 나는 20층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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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30. 2024
밖으로 대피할 수 없다면 집안을 공습 시에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환경으로 꾸며놓는 것이 중요하다. 공습상황이 닥쳤을 때 환경을 갖추기에는 시간도 자원도 부족하다. 그렇다고 해서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유사시를 대비하기 위해 평소의 불편을 감수하고 산다는 것도 매우 비효율적인 판단이다. 그래서 평소 인테리어에도 도움이 되고 생활 안전 향상에도 도움이 될 인테리어 원칙을 알아보고자 한다.
유사시에 집안에 머무를 경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크게 세 가지이다. 외부에 대한 은폐와 엄폐, 충격과 진동으로부터의 안전, 화재에 대한 안전이다. 위험한 순간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면서도 생활에 도움이 되는 인테리어 방법을 이 세 가지를 고려해서 정리해 보자.
우선, 외부 충격에 대비하고 실내를 은폐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1. 이중 창호와 발코니 창호
유사시에 외부에서 날아드는 위험은 예측할 수 없다. 멀리서 일어난 폭발에서도 작은 파편이 집으로 날아들 수 있다. 이때 창이 하나라면 단 하나의 파편으로 집은 외기로부터 보호받을 수 없게 된다. 특히 유독한 가스나 화생방 상황이라면 더욱 위험하다. 하지만 이중창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바깥쪽 창이 어느 정도는 보호막의 역할을 해줄 수 있다.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더욱 길어질 수 있다.
발코니 확장을 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더욱 낫다. 거기다가 발코니 외측도 이중창, 실내 측도 이중창이라면 당분간 당신의 아파트는 외부의 위협에서 꽤 안전할 것이다. 적어도 4겹의 강화유리 실드가 버티는 동안은. 그 말인 즉, 드론이나 포탄이 당신의 집을 직격 하지 않는 한 당신의 집은 꽤 안전하다는 뜻이다.
게다가 당신의 아파트가 단지 내부 깊숙하게 있고 앞동과 간격도 가깝다면, 그곳은 공중 요새에 가깝다. 최근 준공된 몇몇 신축 아파트에서 앞 동과 너무 가까운 거리가 문제가 된 적이 있다. 거실 뷰가 앞집 주방이라든지, 서로 눈빛을 주고받을 만큼 가까워 프라이버시가 걱정된다든지 하는 식이다. 하지만 유사시에는 가까운 거리가 서로에게 든든한 방호시설물이 되어줄 것이다. 정말 만에 하나 시가전이 벌어진다 해도 그 아파트 단지는 적에게는 죽음의 계곡이므로 접근 기피 지역이 될 가능성이 높다.
2. 암막커튼
항공기가 전쟁에 동원된 이래, 공습 시 행동준칙 중 가장 오래되고 또 중요한 원칙이 있다. 많은 분들이 들어보셨을 '등화관제' 원칙이다. 집에서부터 새어나가는 모든 빛을 차단하는 것이다. 도시로부터 새어나가는 빛을 통제해 적 항공기가 공습 목표를 찾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현대전에는 적외선 카메라, 레이더 등이 동원되어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될 수 있지만 그래도 중요한 원칙이다. 등화관제만 잘 지킨다면 적어도 그곳에 포로로 잡을 사람이 있는지는 식별할 수 없게 될 테니 말이다.
예전에는 커튼의 성능이 좋지 않아 커튼을 친다 해도 빛이 새어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100% 차광 성능에 단열 성능을 가진 암막커튼을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등화관제가 손쉽게 가능한지 테스트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우선 집의 모든 창에 암막커튼을 단다. 그리고 낮시간에 모든 암막커튼을 쳐본다. 집안이 완전히 어두워져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면 등화관제 성공이다.
암막커튼을 예쁘게 치는 팁이 있다. 창문 크기만큼인 일부분이 아니라 벽 전체를 가리게 해야 한다. 창 모양이 못난 방이라도 암막커튼으로 벽 전체를 덮으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이때 커튼의 길이는 벽 전체의 길이보다 2배 정도 길게 하면 자연스러운 커튼 웨이브와 확실한 암막 효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원래 쪽창이 나있던 벽전체를 암막커튼으로 가린 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