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서연 Sep 19. 2019

손바닥이 작품이된다?

캐나다 홈스테이 , HOW TO CREATE A MASTERPIECE

 

 그 날은 내가 캐나다에 오고 나서 처음 맞는 Canada Day였다. 당시에는 홈스테이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집주인의 아이(Amy)와 많은 대화를 했는데, 그중에서도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풀어놓는걸 가장 좋아했다. 전날 Amy가 낙엽, 조약돌, 손바닥 스탬프를 이용해서 캐나다 국기를 만들어 온 걸 보고, 내가 어렸을 때 이런 재료나 방법을 사용해서 국기를 그려 본 적이 있나?라는 반문을 가지게 되었다. 완성된 작품을 버리는 게 아니라, 코팅을 한 후에 각자 자신들의 식탁매트로 쓰면서 다음 캐나다 데이가 올 때까지 쓰기로 했다고 한다. 여담이지만, 그때까지 쓰진 못하고 중간에 집으로 가져와 집에서 간간히 쓰곤 했다. 다음 날 아침 식사를 하러 내려갔더니 내 자리에 그 식탁매트가 떡하니 올려져 있는 거다. 그 시기에 나는 내가 정해놓은 패턴이 타인에 의해서 조금이라도 바뀌는걸 원치 않았을 정도로 날이 서있었다. 내가 자신이 만든 테이블 매트를 썼으면 좋겠다는 Amy의 말을 '내가 왜 굳이...?'로 받아들였지만 굳이 불화를 일으키고 싶지 않아서 기분 좋은 척 연기를 했었다. 내 위주로 돌아가던 생각이 출산후 아이 초점이 맞춰 생각을 달리 해보니 인상 쓰는 걸 참기에 바빴던 그 순간이 너무 다르게 다가왔다. 나에 대한 애정으로 자신이 만든 물건을 써줬으면 좋겠다 싶어 나에게 건네었을 거다. 아이들은 미묘한 감정 차이도 알아차린다고 하는데 혹여 그때 내 표정과 말투가 아이에게 상처를 입힌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면서 추억을 끄집어내는 게 불편하면서도 미안했다. 



 우리 집은 매년 아이의 손바닥을 찍어 놓는다. 아이가 어릴 적 처음 물감에 손을 푹 담갔을 때 아이는 어떤 기분이었을지는 모르지만, 처음 느껴보는 질퍽하면서도 묵직한 무언가가 손을 감싸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지금은 물감에 손을 담그는 대신 직접 붓으로 손에 칠하는데, 동그란 눈으로 올려다보며 간질간질하네?라는 말을 내뱉을 때는 어느 엄마라도 심장에 무리 갈만 한 모습일 것이다. 손을 모아서 찍어보기도 하고, 손을 쫙 벌려서 찍어보기도 하고, 위아래 바꾸어 찍어보고, 양손을 겹쳐서 찍어보는 등 다양한 방법을 연출하게 되면 이후에 더 풍부한 작품을 완성시킬 수 있다. 사실 이 놀이는 부모의 창의력이 조금은 필요하다. 손바닥을 보고 동물, 식물, 사물을 표현해내라는 말을 들은 남편은 한동안 벙 져있었다. 자기 딴에는 나이가 들면 상상력이 줄어든다는 말을 해보지만, 사실 이런 모습이야 말로 많은 어른들의 현 상황이 아닌가 싶다. 흔히 우리가 불을 끄고 노는 그림자놀이도 이와 비슷한 게 아닌가 싶다. 손을 이용해서 동물들을 만들어내고 소리를 내며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해낼 수 있으니 말이다. 손바닥 그림 여기 제시하면 몇 가지의 방법이 있으니, 따라 해 보고 고민을 해보며 또 다른 작품을 완성시켜보면 좋을 듯하다. 손바닥을 찍은 후에는 자유시간이다. 전지를 꺼내놓고 물감들을 섞어서 찍고 문지르고 원하는대로 놀게 해준다. 이때, 삼원색(빨강,노랑,파랑)으로 준비해주면 서로 색들이 섞이면서 어떤 색상이 나타나는지 또한 눈으로 관찰할 수 있다. 



                                                                         

1. 여러 색깔의 물감을 손바닥에 칠해주세요.

2. 도화지에 오른손, 왼손을 사용해서 다양한 모양으로 준비해주세요.

3. 그림을 말려린 후, 보드마카로 그림을 그려주세요.



이전 05화 빗물로 무슨 물감놀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