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평변호사
나는 참 부지런하고 딴짓도 하지 않고 주어진 일과 역할에
성실하고 충실하게 임하는데, 왜 나는 남들보다 나아지지 않고,
늘 헛헛할까?
고등학교 시절 친구녀석이 있었다. 수학정석 책, 민중서림 에센스 영한사전을 씹어먹을 정도로 쉼없이 공부를 했는데, 그 친구는 반에서 5등 안에 드는 경우가 드물었다. 참으로 그 친구를 보면, 안타깝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토록 열심히 공부하는데,
왜 저 친구가 1등을 못 하지?
기본적으로 성실함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성품이고, 성공하기 위한 요소 중 하나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물길이, 수맥이 없는 땅 밑을 열심히 파 내어 본들, 우물이 터지지는 않는다. 성실함을 발휘하기 전에 수맥을 찾아야 한다. 나의 성실함을 쏟아내야 하는 이유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만약, 그 친구가 수학정석 책과 영한사전을 씹어먹기 전에 내신시험이 요구하는 스타일과 본고사나 수능시험이 요구하는 수험 스타일에 대해 연구하고, 고민해 보는 성실함을 먼저 발산했다면, 결과는 참으로 달라졌을 것이라는 것이 그 친구에 대한 전달되지 않은 나만의 견해이다.
성실함의 방향이 어디를 가리키는가
바쁘게, 분주하게, 그리고 성실하게 산다고 해서 삶의 질이 나아지거나 해당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탱자탱자 노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나보다 질좋은 목표달성과 삶을 누리는 이유는, 분명한 목표에 대한 분명한 이유를 찾아내어 그것을 명백하게 정립한 데에 있다.
어리석은 사람이 산을 옮긴다는 '우공이산'이 주는 교훈은, 맥없이 성실하라는 것이 아니라 산을 옮기는 이유를 명백하게 하고, 열심히 삽질하라는 것에 있을 것이다.
실제 몇 대에 걸쳐 산의 흙을 퍼다 나르면 산이 옮겨진다. 그러나, 그 장구의 세월동안 성실함을 발휘하게 하는 이유는, 내가 멍청한 목표를 세우고, 내가 어리석고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한 분명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미루어 짐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