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평변호사
조조는 관도대전에서 원소를 대파한 후 원소의 문서창고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원소측과 조조측 인사들이 내통한 문서들을 발견하게 된다. 보통 리더의 입장에서는 누가 배신자이고, 곁에 두어서는 안될 인물인지 가려내기 위해서 위 문서들을 보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조조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원소가 강했을 때 나조차도 항복하고 싶었다. 그러니 부하들이 항복할 생각을 한 것은 당연하다. 모두 불태워 없애라"
조조가 관대한 성격의 소유자이었기 때문에 이같이 처신했을 수도 있지만, 원소와 내통한 자들을 모두 처벌할 수도 없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조조는 원소를 이긴 후 자신의 세력을 확충하고 세력을 불려나가야 하는 필요성도 있었을 것이다.
만약, 조조가 위 문서들을 보관한 후 들여다 보게 되면 원소와 내통하였거나 관련이 있었던 자들에게 끊임없이 의심을 가졌을 것이고, 내통하지 않은 자들과 내통한 자들간에도 갈등이 있었을 것이다.
최고의 악수는 부하들의 약점을 잡겠다고 위 문서들을 몰래 보면서 부하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주고 조조가 자신들을 의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도록 만들면서 진심으로 충성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조조는 위 문서들을 불태워 버림으로써 분란의 씨았을 제거하였고, 사람들로 하여금 '조조가 도량이 넓구나', '이런 사람이라면 주군으로 섬길만 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품게 하였다.
조조는 타인의 허물과 약점을 덮어줌으로써 내통문서는 잃어 버렸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