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시간에 대한 공짜 관념

윤소평변호사

by 윤소평변호사

한동안 잊고 연락을 하지 않은 사람이 문득 전화를 걸어온다. "뭐 좀 물어볼게 있는데, ~~". 하던 일을 멈추고 통화에 집중해서 아는 범위 내에서 답을 해 준다. 물론, 감사의 표현은 받는다. 하지만, 소중한 나의 시간은 이미 그 사람으로 인해서 소비되고 흘러가 버렸다.


물건에는 가격이 매겨져 있다. 그리고, 그 가격보다 좀더 저렴하게, 같은 값으로 끼워팔기 상품을 더 구매하게 되면 합리적인 소비를 했다고 기분좋아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시간은 어떤가. 나의 시간도, 상대방의 시간도 공평하게 배분받아 양적인 면에서는 평등하게 주어져 있다. 하지만, 시간의 질적인 면에서는 차이가 난다. 시간이 비싼 가치로 매겨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헐값으로 매겨져 있는 사람도 있다. 워렌 버핏과의 점심 1시간은 40억원이 넘는다. 그에 반해 어떤 사람의 1시간은 7,000원이 되지 않는다.


여기서 공통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 사실은, 누구나의 시간은 값어치, 가치가 매겨져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만약 내가 누군가의 1시간을 빼앗았다면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 옳다. Time-charge는 이런 생각에서 발생한 시간값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이것 좀 해 줄래", "저것 좀 부탁해", "이거 좀 봐줄래", "뭐 좀 물어볼게" 등등 타인의 시간을 개인적인 소용과 동기에 의해 소비하도록 만든다. 상대방의 동의와 승낙이 있더라도 상대방의 시간은 나로인해 소비되었다는 점에서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 시간에 대해 값을 지불해 본 적이 있는지 궁금해진다. 아는 사이니까 그냥 지나치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타인의 시간을 얻어 썼다고 하더라도 손에 물건이 쥐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값을 지불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 한다. 의도적으로 시간에 대해 값을 지불해야 한다는 고지가 있을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긴 하다. 이런 경우에는 돈이 나가니까 타인의 시간에 대해 함부러 접근하지 않는 신중한 태도를 가지게 된다.


타인의 시간을 빼앗아 자신의 시간을 절약하고, 자기 문제를 해결하였다면 그에 대해 응당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타인의 시간은 공짜가 아니다. 타인의 시간에 대해 존중하고 귀히 여길 줄 알아야 나의 시간도 같은 대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https://youtu.be/kieF55mUxAw







keyword
이전 11화타인의 약점을 덮어주는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