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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링 Mar 04. 2017

그렇게 봄이 왔다

바람을 타고



풀 잎사귀에 붙어있던 가냘픈 물방울들이

바람을 타고 날아온다.

지금 막 피어난 풀의 향기를 담고

녹아버린 눈송이의 영혼을 모아

누군가를 위로하듯이 그렇게 날아온다.


바람이 적당히 가벼운 밀도로,

조금은 따듯한 온도로,

코 끝을 스치고 지나간다. 


그 온기에 지난 사랑이 되살아나고

그때의 설레임이 떠오른다.


겨울 내내 우리의 이야기는 바람에 실려 사라지고 우리는 다시 푸르른 들판을 기다린다.

누구나 사랑을 꿈꾸듯이

너무나 당연하게 봄의 바람이 불어온다. 

괜찮을거라고, 지난한 겨울을 잘 견뎠다고,

봄을 품은 그 바람이 이야기한다.


그렇게 봄이 왔다. 

사랑의 계절이 왔다.



Napoli, Italy

색연필로 그리는 그림에세이, 그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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