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함께
벗꽃 흐드러지던 봄날에도
나에게 봄은 항상, 두발자욱 떨어져 다가왔다.
모든게 완벽했던 하루에도
집에 돌아오는 길의 내 발걸음은
항상 어딘가로 기울어져 있었다.
누군가 내 걸음을 잡아주길 바랬다.
괜찮다고, 잘했다고, 오늘 하루도 잘 견뎠다고,
그렇게 토닥여주길 바랬다.
그래서
내가 가는 이 길의 끝에 너가 있었으면 좋겠다.
너는 낯설은 골목에서 만난 익숙하고 반가운 사람,
어둠 속에서도 눈감으면 더욱 또렷해지는 목소리.
무심코 연 창문에서 따듯한 바람이 불 듯
어느덧 다가온 봄의 그림자 속에서
너의 손을 잡고
이 길을 걷고 싶다.
색연필로 그리는 그림에세이, 그림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