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 #희망퇴직 #인생
요란스러운 태풍 바비가 물러가고 금세 평온이 찾아왔습니다. 하루하고 반나절 동안 방구석에만 있다가 잠시 바깥 풍경도 감상하고 하늘도 올려봤습니다. 흐릿하지만 그래도 편하게 볼 수 있음에 행복해집니다. 아마도 맑은 날 새벽이었으면 금능 하늘은 파랗게 보여 바다같이 보였을 겁니다. 그럴 땐 정말 계속 보게 됩니다. 커피를 내려서 마시며 볼 때도 있었고, 영상에 남기고 싶어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누른 적도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좋을까?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제가 좋아하는 색깔이었기 때문입니다. 네, 바로 블루입니다. 더군다나 2020 올해의 컬러도 "classic blue"입니다. 그래서 제 인스타그램의 플필도 클래식 블루 배경으로 되어있습니다. 여담으로, 브런치 제목 색상도 블루로 하고 싶었으나, 지금 동시에 작성하고 있는 매거진 "책미남로드 한달살기 in 제주"편에서 쓰고 있어 중복은 안될 것 같아 다음으로 좋아하는 색깔로 해두었습니다.
태풍도 그쳤고, 오래간만에 외출을 하고 싶어 스스로 미션을 부여해보았습니다. 바로 제가 좋아하는 색인 블루에 관한 모든 것을 눈에 담아보고 사진을 찍어보기로 했습니다. 사소한 것들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위해 일종의 훈련(?) 같은 거라고 말하면 될 것 같습니다. 갑자기 생각하니 재밌을 것 같습니다. 서울 집에 있었으면 아마도 집안에 워낙 블루 컬러 관련 물건이 많으니 금방 찾고 별 감흥이 없을 텐데, 제주도이다 보니 직접 찾아야 해서 기대가 됩니다. 이번 미션이 만족스럽다면 스스로 관찰 대상을 좀 더 확대해보려 합니다. 인물이나 풍경, 동물 등이 될 수 있겠습니다. 얼른 씻고 밖을 나서고 싶어 집니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책부터, 제가 묵고 있는 앞집 지붕까지 왠지 보고 있으면 편안하게 느껴지고 눈의 피로감도 줄여주는 마법 같은 블루는 저에게 그런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블루라는 컬러에 대해 실제로 확인해보면 세세하게 티도 안 날정도로 컬러를 구분했을 테지만 제가 전문가도 아니고, 그저 스스로의 만족이 있으면 되기에 흔히들 파란(블루)라고 칭하는 것들 위주로 찍었습니다.
이렇게 찍고 보니 생각보다 우리 주위에 블루가 많다는 걸 알았으며, 특히 운전 중 표지판들이랑 내비게이션 루트의 색이 블루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주도라서 그럴 수 있겠으나, 지붕과 대문 등은 약간 하늘색을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제주맥주 회사의 색감도 하늘색인 점이 이렇게 이야기가 연관되는구나!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만의 이해 방식이고 저만의 느낌을 이렇게 글로 써보니 새삼 업글인간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잘 보낸 저에게 맥주 한 캔의 하사합니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